현장전문가 오세철‧윤영준‧백정완‧홍현성···올해도 강공 드라이브경영전문가 마창민‧박현철, 관리형 리더십으로 내실강화 미션연임 성공 CEO 뒤엔 든든한 2·3인자 파트너···시너지 효과 '톡톡'
선두그룹인 시공능력평가 10위 내에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롯데건설이 기존 CEO에게 그대로 지휘봉을 맡겼다. 업황 악화에도 실적선방에 성공한 점과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현대‧대우‧현엔, 현장전문가 CEO 내세워 강공드라이브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사장)와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사장)는 실적향상에 공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지난해 매출 1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340억원을 달성하며 매출·영업익 모두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건설도 매출 29조6513억원, 영업이익 7854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8조4123억원, 2015억원 올랐다.
오세철 대표와 윤영준 대표는 사내이사에도 재선임 되며 장기집권의 기틀을 닦았다. 오세철 대표는 15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윤 사장도 오는 21일 열리는 총회에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올라있다.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인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도 성과가 좋다. 취임 2년 차인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 13조660억원을 달성해 전년(8조8150억원) 대비 48.2% 성장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도 창사 이래 최고인 4위로 뛰어올랐다. 대우건설도 해외사업에서 성과를 올리면서 시공능력평가순위가 6위에서 3위로 올랐다.
실적선방에 성공한 네 대표 모두 올해에도 강공드라이브에 나설 전망이다. 해외에선 대규모 토목사업이나 플랜트사업이 주 먹거리로 꼽힌다. 국내에선 도시정비사업에 더욱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다져진 전문성이 강점이라는 것도 네 대표의 공통분모다. 해외통인 오세철‧홍현성 대표는 플랜트사업에 일가견이 있다. 주택사업본부장 출신인 윤영준 대표와 백정완 대표는 주택과 도시정비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경영전문가 마창민‧박현철···재무구조 체질개선에 방점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은 경영전문가인 마창민 대표와 박현철 대표가 이끌고 있다. 두 대표 모두 장기를 살려 재무구조 안정화 등 체질개선에 힘을 쏟았다. 올해엔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말 유임이 결정된 마창민 대표이사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이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하면서 교체설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지만,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면서 금고를 탄탄히 지킨 공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DL이앤씨의 부채비율은 95.9% 수준으로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공시한 건설기업 중 가장 낮다. 유일하게 부채비율이 100%가 안 된다.
다만 실적악화는 아쉬운 부분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2% 떨어진 888억원을 기록했다. 원가율 상승 영향으로 토목·주택분야 매출이 42.8%, 46.1% 감소 영향이다.
롯데건설은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당분간 지휘봉을 계속 잡을 전망이다. 롯데건설은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직을 없애고 사장도 공석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취임 만 1년이 지난 박 부회장의 임기도 넉넉히 남아있다.
박현철 부회장은 2022년 12월 임기 도중 사임한 하석주 대표이사를 대신한 소방수로 투입된 후 1년여 만에 유동성 강화에 성공했다. 박 부회장은 취임 후 한 달 만에 메리츠증권 주관으로 펀드를 조성해 1조5000억원을 확보하며 롯데건설의 숨통을 틔웠다. 지난달엔 시중은행 등과 2조3000억원 규모의 장기펀드를 조성하면서 메리츠증권과 만든 펀드를 상환하는 동시에 유동성 확보에도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유동성 확보에 그치지 않고 자산 건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자산 건전화 TF'를 출범시켜서 기존 현장을 전수 조사할 예정이다.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된 현장은 사업속도를 높이고 사업성이 낮은 곳은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전문성 갖춘 2·3인자···측면서 지원사격
조직 내 2·3인자 그룹도 CEO들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주요 임원들이 전담한 분야에서 견조한 실적을 냄에 따라, CEO가 자신의 전문분야에 힘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
해외와 플랜트분야에 강점이 있는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와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건설·주택 분야가 좋은 실적을 내면서 균형잡힌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삼성물산은 주택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상국 부사장과 김명석 부사장을 필두로 고위 임원들이 직접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성과를 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국내에서 올린 6조6463억원의 안정적인 매출이 친환경플랜트 등 신사업을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택통인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에겐 김기범 전무와 최영 전무가 든든한 지원군이다. 김기범 전무는 지난해까지 토목사업본부장을 지내면서 GTX-C, 영동대로복합개발 등 굵직한 사업을 이끌었다. 올해부턴 우크라이나재건사업과 중동진출을 전담한다. 최영 전무는 1992년 현대건설 입사 후 신고리 원자력,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등 국내외 원전 현장을 거친 원전 전문가다. 지난해 플랜트본부에서 분리한 NewEnergy사업부의 초대 사업부장을 맡았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의 지원군은 김보현 총괄부사장 겸 경영지원본부장이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백정완 사장이 조직관리와 현장을 맡는 동안, 김보현 부사장은 그룹차원의 지원을 조율하고 기존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시너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비 건설 출신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에겐 유재호 본부장이 이끄는 플랜트사업본부가 든든한 지원군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플랜트부문에서 2022년(1조7460억 원)보다 2배가량 뛴 신규수주 3조4606억 원을 기록했다. 다른 분야가 절반 가까이 매출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회사를 먹여살린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최근 1~2년 간 건설업계는 원가상승과 PF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해 전방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특정 분야에 기대지 않고 골고루 선방한 업체가 그나마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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