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E리서치, NGBS 개최···배터리 최신 기술 동향 공유 LG엔솔, 충전 8분까지 단축···리튬황 배터리 앞세워전고체 선도하는 삼성···"27년 양산 의심하지 않는다"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각형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2027년 양산은 의심하지 않는다" (삼성SDI)
2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전기차 및 배터리 전후방 산업의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제7회 NGBS 2024'를 개최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이같은 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양사 대표로는 김석구 LG에너지솔루션 상무와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이 나섰다.
LG엔솔 '리튬황', 삼성SDI '완전 고체' 전면에
최근 전기차 수요가 크게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김석구 상무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충전 시간을 꼽았다. 김 상무는 "4~5년 전 테슬라 차량의 충전 시간은 1시간이었으나 최근 30분 정도로 단축하는 등 급속충전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며 "당사는 프리미엄 차량은 10분 이내로 충전 시간을 단축하는 배터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배터리 충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팩과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터리 셀은 충·방전 시 많은 열을 발산한다"며 "급속충전 시 전류가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에 셀이 빨리 뜨거워져 자유자재로 냉각하는 시스템과 이를 조절하는 BMS 등 세 가지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충전 시간을 8분으로 줄이기로 했다. 김 상무는 "가솔린과 디젤 차량의 경우 주유 경고등이 켜진 이후 주유하고 카드 결제까지 5~7분 정도 걸린다"며 "충전 시간 8분이면 헷지(위험회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차세대 배터리로는 리튬황 배터리를 꼽았다. 김 상무는 리튬황 배터리의 장점을 에너지 밀도는 높이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을 꼽으며 "전고체 배터리에 적용되는 기술인 리튬 메탈과 양극재를 황으로 사용할 경우 에너지 밀도는 4~500Wh/kg까지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양극재를 황화합물로 변경하면 재료비는 3~4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고주영 부사장은 "국책 과제로만 머물러 있던 전고체 배터리 개발은 작년부터 정부 주도로 컨소시엄이 이뤄져 중국,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국가 기술로 연구개발 되고 있다"며 "당사는 슈퍼 프리미엄 차량(주행거리가 1000km)에 먼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요소인 전해질을 '고체'로 만들어 화재 위험성을 낮춘 '꿈의 배터리'로 평가된다. 액체 상태의 전해액을 쓰지 않아 고온·고전압에도 견고하게 견딜 수 있고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의 역할을 대신해 온도 변화와 외부 충격에도 강점을 보인다. 또 안전과 관련한 배터리 부품이 줄어드는 대신 그 자리에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을 채워 넣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이온 전도도가 떨어지면 안 된다"며 "당사는 폴리머, 옥사이드보다 이온 전도도가 높은 황화물계(Sulfide)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옥사이드는 셀 크기를 키우기 어렵고 폴리머는 이온 전도도가 극히 낮다"며 "황화물계는 수분 통제를 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 부사장은 "동일한 팩 에너지를 구현했을 때 차체 자체가 가벼워지고 동일한 에너지를 구현하면 부피가 작아진다"며 "절대적인 안전성도 확보되는 만큼 차량 밸류(Value)가 올라가 결국 주행 경험과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한 이후 이를 기반으로 연구 개발 중이다. 이와 관련해 고 부사장은 "리튬 이온 배터리 SoC(State of Charge : 배터리 잔존용량)가 100%를 4.2볼트로 가정하면 130도 정도에 전압이 떨어지지만 샘플의 경우 170도에서 반응한다"고 전했다.
삼성SDI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는 파우치형이나 고객사의 요구에 각형도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고 부사장은 "파우치 제품은 170도에서 (열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케미스트리(양극재 및 음극재 소재) 문제가 아니라 외장재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각형일 경우 외부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각형 개발을)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한 이후 다른 고객사도 샘플을 요구하고 있다"며 "고객사들은 전고체 배터리를 최초로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선 2027년 양산을 의심하고 있으나 당사는 이를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전기차 수요 반토막···4680·전고체에 기대감 ↑
올해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캐즘에 불확실한 업황을 마주하게 됐다. 더군다나 LFP(리튬인산철)를 앞세워 중국 외 지역에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기업은 올해에도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배터리 3사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와 전고체를 차세대 기술로 낙점해 신기술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SNE리서치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41만대를,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약 812GWh로 예상했다. 성장률은 각각 16.6%, 16.3%로 이는 전년 성장률(33.5%, 38.8%)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025년 이후에는 환경규제 강화, 전기차 신모델 출시 및 가격 인하 확산에 따른 구매 여건이 개선돼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 시장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이들 기업의 점유율은 9.2%에 불과했으나 2021년 17.8%, 2022년 27.8%를 기록한 이후 작년에는 34.6%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CATL 점유율은 13.7%, 22.8%, 27.5%까지 늘어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35.4%, 29.9%, 27.7%까지 줄어들었다.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CATL은 지난해 이미 국내 3사의 합산 매출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624억9500만달러(약 84조원), 내년에는 731억1900만달러(약 98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3사 합산 매출은 591억달러(약 79조원), 697억달러(약 93조6000억원)로 예측됐다.
차세대 배터리는 원통형 제품인 46시리즈와 전고체를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8월부터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고 삼성SDI는 올해 말까지 양산 준비를 마무리해 내년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SK온은 구체적 양산 시점을 밝히지 않았으나 개발 중이다.
SNE리서치는 "4680은 2170(21㎜ x 70㎜) 대비 kWh당 56%의 비용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고전류 충·방전 시에도 온도 상승이 작아져 열 안정성이 향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46시리즈 대형 원통형 배터리는 원가절감 및 효율성 증대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양산 일정이 가장 빠른 기업은 삼성SDI다. 이 기업은 오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세웠고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경에 양산하겠다고 밝혔다. 3사 모두 황화물계 위주로 개발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우수한 전지 특성을 바탕으로 제조 비용 저감 및 제조생산 기술 개발로 오는 2035년 약 40% 점유율 전망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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