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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그 좋은 회사를 왜?"···대기업 떠나 꿈 찾는 젊은 창업자들

산업 재계

"그 좋은 회사를 왜?"···대기업 떠나 꿈 찾는 젊은 창업자들

등록 2024.04.03 07:00

차재서

  기자

SK家 최민정, 미국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설립 LG전자, 상반기 내 사내벤처 5곳 '스핀오프'현대차 출신 '보다에이아이'도 국내외 순항 중

LG전자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을 거친 6개 팀의 데모데이를 열고, 스핀오프 자격을 갖춘 5곳을 최종 선발했다. 사진=LG전자 제공LG전자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을 거친 6개 팀의 데모데이를 열고, 스핀오프 자격을 갖춘 5곳을 최종 선발했다. 사진=LG전자 제공

꿈을 찾아 둥지를 떠나는 젊은 창업가의 도전적인 발걸음에 '스타트업씬'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재벌가 자제부터 대기업 직원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나 독자적 사업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에서 속속 포착되면서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는 최근 미국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티그럴 헬스'를 설립했다.

'인티그릴 헬스'는 미국 헬스케어 기관, 건강보험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심리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다. 심리치료사와 AI(인공지능) 기반 시스템을 매칭해 회원이 심리 건강을 관리하도록 돕는다.

최민정 씨가 AI 기반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뛰어든 데는 여러 방면에서 활동한 과거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2019년 미국 워싱턴 DC의 SK하이닉스 인트라 조직에 대리급으로 입사해 일하다가 2022년 휴직계를 내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원격치료 전문 스타트업에서 교육 봉사를 펼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최민정 씨. 사진=연합뉴스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 차녀 최민정 씨. 사진=연합뉴스 제공.

재계가 높은 점수를 주는 대목은 최민정 씨의 남다른 도전·독립적 행보다. 그는 국내가 아닌 중국 베이징대에 진학해 경영학을 전공했을 뿐 아니라 재벌가 자녀 중 최초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해 군 생활까지 마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이번에도 스타트업에 집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을 설립해 본궤도로 올려놓기까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굴지의 기업 오너 3세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 창업 전선에 뛰어든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고 주목할 만하다"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최민정 씨만이 아니다. 주요 기업에서도 사내벤처 제도로 사업 모델을 완성한 뒤 그룹의 투자를 받아 분사하는 이른바 '스핀오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본의 아니게 회사를 옮기는 직원이 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사내벤처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을 거쳐 역량과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은 5곳에 스핀오프 자격을 부여했다. 향후 팀별로 초기 투자 금액 등 구체적 조건을 합의하고 상반기 중 분사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세부 사항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LG전자는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와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기업별로 최대 4억원까지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사업 환경이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일정 기간 내 회사로 복귀할 수 있는 조건까지 붙여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엔 '보다에이아이'라는 모범 사례가 존재한다. 이들 역시 사내벤처로 출발해 2021년 12월 정식으로 분사한 기업인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클라우드 기반 머신비전 플랫폼을 앞세워 국내외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머신비전은 카메라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산업용 장비의 작업을 확인하고 검사하는 기술을 뜻한다. 스마트팩토리가 산업계 전반에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공정 속도를 높이고 불량률을 줄이는 이들의 플랫폼은 시장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벤처캐피탈(VC)·액셀러레이터(AC)와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안정적인 환경과 커리어를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창업을 시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며 "모두 열의와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통상적으로 자신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을 사내벤처로 선정하고 분사 이후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만큼 각자의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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