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등 유족 상속세 최대 5000억원 훌쩍'사촌' 조현범처럼 주식담보대출로 재원 마련할 듯삼형제 균등상속 가능성 크지만 현재는 추측 뿐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소재 본사 사옥에서 조석래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효성 임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께서는 평생 효성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이라며 "저희 가족들은 아버지께서 남기신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재목이 되도록 노력하고 아버지께서 그토록 사랑하시던 효성을 더욱 단단하고 튼튼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장으로 진행된 닷새간의 장례식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재계의 관심은 조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에 집중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지분 상속과 관련해 어떤 유언을 남겼는지는 제대로 알려진 정보가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의 지분이 있는 계열사는 지주회사인 ㈜효성을 비롯해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ITX(효성아이티엑스), 효성첨단소재 등 주요 상장사 6곳이다.
조 명예회장 지분 평가액 '8430억원'
지난 1일 종가를 기준으로 조 명예회장의 ㈜효성 지분 평가액은 1277억원(지분율 10.14%)에 달한다. 여기에다 효성티앤씨(1278억원‧9.90%), 효성중공업(2833억원‧10.55%), 효성화학(157억원‧157억원), 효성ITX(1279억원‧9.09%), 효성첨단소재(1607억원‧10.32%) 지분을 모두 더한 지분 평가액은 8430억원이다.
대한민국의 상속세율은 상속액수가 30억원 이상일 때 50%이고, 최대주주의 보유주식은 20% 할증해 평가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최고세율은 60%이다. 따라서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송광자 여사 등 유족들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최대 504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추측된다. 8000억원이 넘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일부 계열사의 지분 매각과 주식담보대출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 회장의 사촌동생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은 지난 2020년 블록딜 방식으로 조양래 회장이 갖고 있던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인수했다. 조현범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으며 승계구도를 명확히 했지만 보유지분 절반 이상이 주식담보대출로 묶여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범 회장의 한국앤컴퍼니 보유주식 3990만1871주(지분율 42.03%) 가운데 대출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2411만9663주(차입금액 1900억원)에 달한다.
균등상속 유력하지만 변수는 조현문 전 부사장
재계 안팎에선 조석래 명예회장이 갖고 있던 지분이 민법상 법정 상속분대로 균등 상속될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현행법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사례처럼 자녀가 3명일 때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비율은 1.5대 1대 1대 1이다. 이를 고려하면 조 명예회장의 ㈜효성 지분 10.14% 가운데 송광자 여사가 3.38%를 상속받고 나머지 6.76%를 삼형제가 공평하게 나눠가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선 둘째 조현문 전 부사장이 물려받을 지분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형제의 난'을 일으킨 뒤 효성그룹에서 사실상 퇴출됐기 때문이다. 효성그룹의 지분이 없는 조 전 부사장은 조 명예회장의 장례식에서도 유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를 제외하고 조현준‧현상 형제에게만 지분이 상속될 경우 조현상 부회장의 계열분리 작업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을 둘로 쪼개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기로 효성그룹은 본격적인 3세 승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다만 효성그룹 측은 지분 상속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에 대해 선을 그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상속방안은 아직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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