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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인터뷰]K-치매 신약 삼인방···'의리'로 뭉쳐 시너지 낸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바이오USA

[인터뷰]K-치매 신약 삼인방···'의리'로 뭉쳐 시너지 낸다

등록 2024.06.14 14:29

수정 2024.06.17 08:52

유수인

  기자

아리바이오-삼진제약-뉴로핏 끈끈한 파트너십 이어가먹는 치매약 'AR1001' 개발·생산에 3사 역량 집중 정재준 "한번 파트너는 영원한 파트너···韓기업과 함께 할 것"

(왼쪽부터)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 뉴로핏 빈준길 대표, 삼진제약 이수민 연구센터장은 지난 3일~6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파트너십 체결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사진=유수인 기자(왼쪽부터) 아리바이오 정재준 대표, 뉴로핏 빈준길 대표, 삼진제약 이수민 연구센터장은 지난 3일~6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파트너십 체결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사진=유수인 기자

불모지와 같았던 국내 치매 신약개발에 한국 기업 3곳이 뭉쳤다. 아리바이오는 삼진제약의 지분 투자에 힘입어 세계 최초의 경구용(먹는) 치매약 'AR1001' 개발에 탄력을 얻었고, 뇌 질환 영상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과 협업을 통해 순탄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들 세 기업은 지난 3일~6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현장에서 파트너십 체결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왜 삼진이었냐면, 가장 힘들고 아무도 찾지 않았던 시절에 먼저 손을 내민 곳이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회사를 키우고자 하는 오너 2세(최지현·조규석 사장)들의 의지가 너무 강했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 지 협의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많이 쌓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더 큰 제약사와 손잡지 않겠냐는 제의도 있었지만 친구 두 분이 지금까지 50:50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고 그 철학이 흔들리지 않는 스토리가 좋았다"며 "게다가 '게보린'을 그 정도 브랜드로 만들기 쉽다. 보면 볼수록 괜찮은 회사다"라고 부연했다.

'한국인의 두통약' 게보린으로 잘 알려진 삼진제약은 동갑내기 조의환·최승주 회장이 공동창업해 회사를 키워왔다. 창업주 자녀인 최지현·조규석 사장도 비슷한 시기에 승진하며 자연스레 경영 승계가 이뤄지는 중이다.

앞서 삼진제약은 지난 2022년 5월 아리바이오와 'AR1001' 국내 임상3상 공동 진행과 독점 생산 및 국내 판매권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00억원, 국내임상 완료 후 조건충족 시 200억원, 신약 허가 후 300억원, 상업화 마일스톤 400억원(매출에 따른 단계별 지급) 등 1000억원대에 달하는 대형 규모다.

같은 해 8월에는 300억원의 자사주를 맞교환하고 '기술경영동맹'을 맺었다.

현재 치매 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가 주도하고 있다. 그마저도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았다. 이런 가운데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의 '레켐비'가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고, 최근 국내에서도 승인되면서 관련 시장이 조명 받고 있다. FDA가 허가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이 약물이 두 번째다.

레켐비는 초기 알츠하이머병의 질환 진행과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인정받아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이지만, 뇌부종, 출혈 등의 심각한 부작용 위험이 있어 자기공명영상 모니터링(MRI) 등의 정기적 영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다중기전의 'AR1001'는 기존 약물 대비 효과 및 투약 편의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루이소체, 혈관성 등 치매의 다양한 발병 원인과 병리에 쓸 수 있어 복잡한 알츠하이머병에 대응이 가능하다.

AR1001은 미국·한국·중국·영국과 유럽 7개국 등 글로벌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주요 11개국에서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다. 임상은 200여개 임상센터에서 총 1150명을 대상으로 52주간 진행되며, 내년 말 임상 종료, 2026년 상반기 톱라인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대표는 "메인인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지역에서는 현지 기업과 코마케팅을 통해 판매에 나설 예정이지만 국내는 삼진제약과 갈 것이다. 한번 파트너는 영원한 파트너"라며 "뿐만 아니라 원료(API), 완제(DP)도 삼진에 맡기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미 삼진제약 향남공장은 국내 임상용 의약품 완제 생산에 들어간 상태"라고 했다.

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은 "현재 아리바이오가 글로벌 임상을, 우리가 국내 임상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마케팅은 우리가 강하기 때문에 신약개발에 성공할 경우 우리가 세컨 사이트로 API와 DP 생산을 맡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삼진제약이 생산한 AR1001의 글로벌 공급을 위해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위한 준비하고 있다. 아리바이오측도 삼진제약 API 공장 투어를 마친 상태다. 정 대표는 "삼진제약은 충분히 cGMP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규격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리바이오는 뉴로핏과도 협약을 맺고 있다. 삼진제약 또한 뉴로핏에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총 10억원의 투자를 진행한 상태다.

뉴로핏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임상에 활용 가능한 이미징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서비스를 통해 AR1001 치료제 임상 대상 환자군 판별을 지원 중이다.

뉴로핏의 이미징 CRO 서비스는 FDA로부터 510k Clearance(시판 전 허가)를 획득한 뇌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와 PET(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을 활용해 임상 시험 중 수집된 의료 영상을 분석하고, 바이오마커를 식별한다. 사람이 하던 이미징 CRO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고 데이터를 정량화해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빈준길 뉴로핏 대표는 "기존에도 이미징CRO 서비스는 있었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인건비도 들고 분석 수행자의 역량에 따라 휴먼에러도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장점이라면 사람이 할 결우 3~7일 정도 걸리던 분석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는 점, 실수를 줄여 분석의 품질을 끌어 올렸다는 점 등이 있다"고 말했다.

빈 대표는 아리바이오와의 시너지에 대해 "아리바이오가 보여주고 싶은 지표들이 있을 거다. 이를 테면 AR1001 처방 이후 평생 복용할 지, 일정 수준 목표 달성하면 약을 중단할지 등을 결정할 때 활용했던 분석 지표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리바이오가 글로벌 임상3상을 한다는 점에서 국내 의료계가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다. 특히 교수가 직접 임상 데이터들을 도출해서 분석하기엔 비용도 많이 들고 쉽지 않은데 그 결과를 받아볼 수 있으니까 흥미로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미징CRO 업체들은 꽤 있다. 하지만 뉴로핏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 자체가 상당히 괜찮고 열심히 하더라. 그렇게 성실하게 임하는 곳들을 보기 쉽지 않다"며 "원래 계약하려고 했던 기업은 따로 있었다. 계약서 사인만 남은 상태였지만 뉴로핏을 만나고 난 뒤 내가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부 직원들의 반대가 심하다고 했더니 3일 후에 뉴로핏 창업자 2명이 바로 날아와서 직원들을 설득했다. 열정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에 직원들도 마음을 움직였다"며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회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텍, 스타트업 기업들이 글로벌로 진출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로벌 임상3상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신뢰도가 많이 올라간다"고 했다.

그러며 "아직 협업이 필요한 회사들이 더 있는데 가능하면 한국 기업들과 진행하려고 한다. 젊은 한국 사람들이 실력이 없는 게 아니다. 네트워크가 없고 지지가 잘 안되다 보니 신뢰 이슈가 생기는 거다"라며 "(할 수 있는 만큼) 앞에서 길을 놔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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