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후보자 "금융시장 안정에 최선···이복현과 잘 조율할 것"(종합)

22일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진행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월권 논란 재차 지적 나와

"정책금융 확대 지적에 공감···금투세 도입 부정적"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융시장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향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관계도 잘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이복현 원장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던 반면 김병환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금융당국 간 관계도 재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김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대해서는 시장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서는 자본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부채에 의존하는 관행 지적···PF 시행사 구조 바뀌어야

김 후보자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하고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PF 연착륙, 제2금융권 건전성 강화 등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부동산 PF는 엄정한 사업성 평가를 기반으로 '질서있는 연착륙'을 유도하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DSR 내실화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랑하고 건전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e-mail]

특히 김 후보자는 부동산 PF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인센티브 등을 통해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우리나라 부동산 PF가 외국에 비해 자기자본 투입률이 너무 낮아 개선해야 한다는 방향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시행사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인센티브 제공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시장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이 '과도하게 부채에 의존하는 금융구조' 때문이라고도 꼬집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지원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정책금융 비중이 늘어나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에는 "기획재정부 1차관 때부터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다 이유가 있는 정책으로 줄이려고 노력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다. 중복되는 부분과 민간이 할 수 있는 부분들부터 찾아서 어떻게 연착륙 시킬지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등장한 이복현 월권논란···"잘 조율할 것"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계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이복현 원장의 월권논란에 대한 평가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면서도 향후 잘 조율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유영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이 원장의 '금투세 유예결정은 굉장히 비겁하다'는 발언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정책 결정기관이 아닌 감독기관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금감원장의 이런 발언은 월권"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당시 금감원장은 공론화 등의 부분에서 의견을 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과거에 (이 원장이)했던 발언에 대해 제가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앞으로는 잘 조율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 원장의 태도에 대해 "금감원장도 금융정책과 제도에 대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지만 문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 수장이 금융위원장이 아닌 금감원장이라는 인식을 갖게끔 각종 정책에 대한 발언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만큼 금융위의 그립감이 약했다고 본다. 금융위가 금융정책을 총괄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게끔 활발하게 각종 제도, 정책을 홍보해달라"고 말했다.

"금투세 투자자 위한 감세···제4인뱅 하반기 준비"

김 후보자는 금투세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금투세가 부자감세냐'는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주식을 매도하면 세금을 내지 않는 투자자도 영향을 받는다. 세금을 내는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부자감세가 아닌 투자자를 위한 감세"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금투세는 자본시장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개인투자자가 1400만명에 달하고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깊이 고려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해서도 금융시장 안정,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법인·기관의 가상자산 계좌 허용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 우리가 가상자산시장에서 겪은 혼란을 생각해보면 현재 정책은 투자자 보호에 좀 더 우선순위를 두고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제도적으로 고칠 부분이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언급했으며 늦어지는 제4인터넷은행은 인가 절차를 서두르겠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취임하면 신규 인뱅에 대한 인가 기준과 심사 기준을 검토해서 올해 하반기에는 절차가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