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건설로봇, 희망공모가 밴드 1만3800~1만5700원공모주 100% 구주 매출···모회사 차입금 상환에 활용공모물량 20% 락업, 6개월 불과···오버행 우려도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진건설로봇은 오는 3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할 예정이다. 회사는 IPO 일정에 변동이 없는 한 다음달 8~9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거쳐 내달 중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1980년 설립된 전진건설로봇은 국내 최대 콘크리트 펌프카 제조 업체다. 콘크리트 펌프카는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나 시멘트를 펌프로 이동시키고 중고층의 시공면에 타설 할 수 있는 장비다. 이밖에 ▲플레이싱붐 ▲스테이셔너리붐 ▲라인펌프 등의 콘크리트 펌프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관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현재 북미와 유럽 등 65개국에 진출해있다. 이에 따라 전진건설로봇의 지난해 매출은 1584억원, 영업이익은 32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 18% 증가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이번 코스피 상장을 위해 307만7650주를 모집한다. 100% 구주 모집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1만3800~1만5700원이며 이에 따른 공모 금액은 425억~483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120억~2412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전진건설로봇의 공모가 산정 최종 비교기업으로 광림, 진성티이씨, 수산중공업 3개사를 최종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중 주권 매매가 정지된 광림은 제외했다. 평균 PER 10.02배를 기준, 주당 평가가액은 1만9253원으로 산정했다.
희망 공모가는 주당 평가가액 1만9253원에 최종 28.32%~18.46%의 할인율을 적용한 결과 1만3800~1만5700원으로 확정했다.
특히 이번 구조 중 눈에 띄는 점은 별도 신주 발행 없이 공모주 307만7650주가 100% 구주 매출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대부분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100% 신주모집으로 IPO를 추진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사례다.
회사는 이번 구주매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153만8825주는 모트렉스전진1호가 보유한 물량으로, 나머지 절반은 전진건설로봇의 자사주로 채우기로했다.
구주매출은 신주 발행이 아닌 만큼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시장에 내놓는 것으로 공모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모회사)에게 그대로 돌아가기 때문에 신사업 등 성장성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진건설로봇의 최대주주는 특수목적회사(SPC)인 모트렉스전진1호다. 모트렉스전진1호는 전진건설로봇의 지분 89.5%(1375만1724주)를 보유하고 있다. 모트렉스전진1호의 주식 100%는 코스닥 상장사인 모트렉스가 갖고있다. 전진건설로봇은 자사주 10.5%(160만8850주)만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공모금액은 절반 이상(212억~242억원)이 모회사인 모트렉스로 돌아갈 예정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모트렉스전진1호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장기차입금은 하나은행·신협중앙회·하나카드 등으로부터 약 779억원에 달한다. 이번 구주 매출을 통해 유입되는 공모금액을 차입금 상환에 쓰더라도 단순 계산 시 500억원 이상이 남는다. 이에 회사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전진건설로봇의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매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모트렉스전진1호 지분 중 391만5704주(공모물량의 20%)와 전진건설로봇 자사주 83만8054주(5.5%)의 의무보유가 6개월에 불과한다는 점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에서 상장 기업들의 수요예측이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흥행을 보이고 있지만, 아무리 시장 분위기가 좋다 하더라도 지난 몇 년간 100% 전량 구주매출은 없었던 사례로 흥행에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상장 직후 주가 흐름이 부진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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