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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동진하는 삼성물산 vs 서진하는 현대건설, 한남4구역서 대격돌 예고

부동산 도시정비

동진하는 삼성물산 vs 서진하는 현대건설, 한남4구역서 대격돌 예고

등록 2024.07.30 16:04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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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용산공원 주변 랜드마크 건설 전략···'마지막 퍼즐' 한남4 정조준현대건설, 일찌감치 한남4 참전 결정···3·4구역 합쳐 대규모 단지 조성전략주요 수주전 정리된 삼성‧현대, 한남4로 전력 집중···대결 회피 없을 듯

서울 용산구 한남4재정비촉진구역(한남4구역). 사진=장귀용 기자서울 용산구 한남4재정비촉진구역(한남4구역). 사진=장귀용 기자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과 2위 현대건설이 재개발 대어인 서울 용산구 한남4재정비촉진구역(이하 한남4구역)의 시공권을 두고 물밑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두 업체는 2015년 이후 한 번도 대결을 펼친 적이 없는 탓에 업계의 관심이 더욱 몰린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은 오는 8월 입찰공고를 내고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9월 안으로 입찰을 마감하고 11월 말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예정 공사비는 3.3㎡당 940만원으로 총 1조57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현재까진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한남4구역 시공사 입찰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3일 열렸던 간담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했다. 다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의지가 큰 탓에 다른 곳들은 발을 빼는 모양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을 전략적 수주 대상으로 삼고 역량을 쏟고 있다. 주요 임직원이 상주하면서 동태를 살피는 한편 도시 정비 총괄 임원도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뉴타운 위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한남뉴타운 위치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을 용산공원 주변에 조성하는 거점 랜드마크 단지로 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아직 한남뉴타운에 깃발을 꽂지 못한 탓에 절실함이 크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한강변에 위치한 데다 인근에 유엔빌리지, 나인원한남, 한남더힐 등 부촌 단지가 가까워 미래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용산공원 남측 이촌동에는 래미안 첼리투스를, 서쪽 신용산역 앞엔 래미안 용산더센트럴를 시공했다. 용산역 북측에 위치한 남영동 일대 재개발대어인 남영동업무지구2구역도 경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 제한으로 수주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용산공원 동측에 위치한 한남4구역까지 수주하면 용산공원 동서남북으로 거점 단지를 갖추게 된다.

현대건설은 기업 수뇌부에서 수주를 지시하고 변동 사항을 직접 챙길 만큼 한남4구역 관심이 많다. 2021년 수주한 한남3구역과 맞닿은 한남4구역을 수주하면 한남동 한복판을 차지하는 대규모 브랜드 타운을 조성할 수 있어서다. 두 단지 사이엔 신분당선 연장선 보광역(가칭)도 들어설 전망이어서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남4구역은 한강변을 따라 브랜드단지를 짓겠다는 현대건설의 '한강변 디에이치 라인 전략'의 연장선에도 속한다. 현대건설은 현재 압구정현대 아파트 재건축을 두고 전담 TF팀을 출범시켰다. 한남4구역을 수주하면 압구정현대와 한남3구역, 한남4구역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고, 다시 대각선 맞으면 신반포2차로 이어지는 구도다.

이 때문에 두 회사 모두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크다. 한남4구역 자체도 초 대어급 현장인 데다,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화될 압구정현대 재건축 수주전의 전초전의 성격도 갖고 있어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다른 현장에서 벌어진 수주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기세가 오른 것도 한남4구역 입찰 참전을 부채질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까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던 남영2구역에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조합이 경쟁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홍보지침 위반으로 입찰 제한 하기로 결정해서다.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무혈입성 가능성이 높아진 것.

현대건설은 올해 초 포스코이앤씨를 제압하고 여의도한양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를 두고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2-1구역에서 삼성물산을, 안산 고잔주공6단지에서 대우건설을 맞대결로 격파하면서 기세가 올랐지만, 지난 대결에서 현대건설에 패해 기세가 누르러진 상태다.

만약 대결이 성사되면 두 회사는 9년여 만에 진검승부를 가리게 된다. 두 업체는 2015년 이후 수주전을 벌인 적이 없다. 2022년 울산 B04 재개발에서 대결을 벌이기 직전까지 갔지만 1차 유찰 후 두 업체가 컨소시엄을 맺기로 하면서 불발됐다.

업계관계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건설업계 맏형으로 불릴 정도로 그 위상이 단단하다. 괜히 대결을 펼쳤다가 자존심을 구기는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는 셈"이라면서 "다만 한남4구역에선 벌써 물밑 경쟁과 함께 여론전‧여론전까지 벌이고 있어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한편 한남4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대 16만258㎡를 재개발하는 단지다. 재개발 후엔 지하 4층~지상 23층, 2331가구 규모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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