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 발행하고 유상증자 단행건전성 지표 K-ICS 비율 하락···여유 있어도 '선제 조치'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5000억원 규모 후순위채(5년 조기상환권)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70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투자 수요 증가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교보생명은 발행 규모를 7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10년 만기에 발행금리는 4.5%며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조기상환권)'을 부여한다.
메리츠화재도 최근 이사회를 열고 후순위채 발행액 한도를 기존 5000억원에서 1조원까지 늘렸다. 내년 2월 말까지 최대 1조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으로, 지난 4월 발행한 후순위채 1500억원을 제외하면 한도는 8500억원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25일 각각 2000억원,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19일께 주금 납입과 증자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에 서두르는 것은 K-ICS 비율 개선이 목적이다. K-ICS 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지난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모든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몇 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모든 보험사의 K-ICS 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험사들의 평균 K-ICS 비율은 223.6%로 전 분기(232.2%) 대비 8.6%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는 10.0%포인트 하락한 222.8%, 손해보험사는 6.7%포인트 내린 224.7%로 집계됐다. 경과조치 적용 전 평균 K-ICS 비율도 206.6%로 같은 기간 대비 7.4%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자본 확충에 나선 보험사들의 K-ICS 비율 역시 모두 하락했다. 교보생명의 1분기 기준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기준 175.8%로 지난해 말 193.8% 대비 18% 포인트 하락했다. 한화생명은 183.8%에서 173.1%로 10.7%포인트 하락했다. 메리츠화재의 1분기 기준 K-ICS 비율은 226.9%로 다른 보험사보다 높은 수준이나, 지난해 말(240.6%)보다는 13.7%포인트 내려갔다.
하나생명(122.2%→106.0%)과 하나 손보(153.1%→129.3%)의 경우에는 K-ICS 비율이 150%를 밑돌아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거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은 K-ICS 비율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유가 있는 보험사들도 향후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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