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통위, 기준금리 3.5% '동결' 전망 우세내수진작 이유로 인하 압박↑···소수의견 주목채권전문가 90% "가계부채 문제로 동결" 예상
금융 안정 측면으로도 대출 규제인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9월 시행된 이후, 가계부채 증감 추이를 지켜본 뒤 통화정책 전환에 나서는 게 안정적인 방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다만 내수진작을 이유로 정부와 국회는 물론 국책연구기관 등에서까지 금리인하에 대한 요구가 쏟아지는 만큼, 소수의견이 얼마나 나올지 주목된다.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기준금리를 12차례 3.50% 수준으로 묶었다. 이는 설립 후 최장기간 기준금리 동결이다. 이에 안팎에선 내수 진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주문이 빗발치고 있다.
우선 KDI(한국개발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이 금리인하에 힘을 실었다. KDI는 지난 8일 '2024년 8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기존 전망보다 더 강한 수출 회복세에도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내수 부진으로 인한 경기 회복이 더딜 수 있다는 게 전망치 하향의 이유다.
고금리가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의미인데, 당시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5월 전망 때 이미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 시점은 이미 지났고, 8월에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어 그때도 충분히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회에서도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 SNS를 통해 "기준 그림 인하 결정에 중요한 요인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2% 초반으로 내려왔고, 유럽중앙은행과 캐나다, 중국, 영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타이밍을 놓쳐선 안 된다"며 "내수 부진의 원인으로 고금리 장기화가 손꼽히고 있는 만큼 이제는 통화정책 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주담대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2022년 9월(3.4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2%로 전달(3.52%)보다도 0.10%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안정화하는 모양새다. 한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넉 달 연속 2%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물가 상승을 견인하던 농산물 가격이 폭우와 무더위에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5.7%)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은도 금리인하에 대한 연내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통위원들은 7월 '3개월 내 3.5% 금리 수준을 유지'에 힘을 실은 위원은 지난번 통화정책 방향 회의 당시보다 1명 줄어든 4명이었다. 반면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위원은 2명으로 늘었다. 5월 대비 금리인하 논의 가능성이 확대된 것이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7월 금통위 당시 "물가상승률 안정화에 대한 확신이 점차 커지고 있어,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급증하는 가계대출 영향으로 8월 기준금리는 또 한 번 3.50%로 묶일 전망이다. 현재 가계대출은 정부의 억제 노력에도 4월부터 매달 4조~6조원씩 급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주택 매매 추이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시간차를 두고 반영되는 가계대출 잔액은 증가할 것이란 대목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8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8월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지난 9~14일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62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0%는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다음 달 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국내 내수 부진 우려가 더해져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예상이 전월 대비 증가했다"면서도 "가계 부채와 부동산 리스크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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