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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FDA 문턱 넘은 유한양행 '렉라자'···국산 블록버스터 기대감 '솔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FDA 문턱 넘은 유한양행 '렉라자'···국산 블록버스터 기대감 '솔솔'

등록 2024.08.21 15:30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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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렉라자·J&J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19일 FDA 품목 허가 획득약 800억원 규모 마일스톤 수령과 매년 수천만달러 로열티 수령 전망내년 최종 데이터 발표, 리브리반트 SC 병용요법 승인 등 모멘텀 남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산 항암제가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 이전돼 승인까지 이어진 첫 사례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J&J)은 이날 FDA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의 정맥주사(IV) 제형 항암제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진행성 및 전인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지난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이후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연구를 이어갔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이번 렉라자 시판 허가는 한국 제약사가 항암 분야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해 FDA 승인을 받은 첫 사례로, 유한양행은 얀센에서 약 80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하게 된다. 최소 10% 이상의 제품 판매 로열티도 받는다. 유한양행과 존슨앤드존슨 간 설정된 정확한 로열티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2월 FDA 우선심사대상으로 지정돼 심사 중이던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승인은 마리포사(MARIPOSA) 3상 연구 결과가 밑바탕이 됐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이 3상 연구에서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은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단독요법에 비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또 무진행 생존기간(PFS)은 23.7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6개월보다 길었으며, 반응 지속 기간(DOR)도 25.8개월로 오시머티닙의 16.8개월보다 9개월 더 길었다.

TP53 돌연변이, 뇌 전이 또는 간 전이가 있는 고위험환자들에서도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투여군은 오시머티닙보다 일관된 PFS 혜택을 입증하였으며, 전체 생존율(OS)에서도 우수한 경향을 보였다.

존슨앤드존슨 역시 승인 이후 낸 성명을 통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기존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 대해 승인된 오시머티닙에 비해 우수한 무진행 생존이 입증된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승인으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EGFR 변이 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된 오시머티닙 대비 우월성을 입증한 최초이자 유일한 다중 표적, 비화학요법 병용요법이 됐다. 선택적이고 뇌 침투가 가능한 3세대 경구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인 렉라자와 면역 세포 유도 활성을 가진 EGFR 및 중간엽 상피 전이(MET) 수용체 타겟 이중 특이성 항체 리브리반트를 결합해 EGFR의 세포 내외 도메인 모두에서 작용하는 유일한 다중 표적 병용요법이 상용화된 것이다.

외신도 이번 승인을 비중 있게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로이터, 피어스파마 등 해외 언론들도 이번 승인을 주요 기사로 다뤘다"면서 "특히 이번 허가로 폐암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와 진정한 승부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경쟁 의약품인 타그리소의 전세계 매출은 58억달러(약 7조7412억원)로, 존슨앤존슨은 이번 허가로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향후 최대 50억달러(약 6조6735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의 예상이 실현된다면 렉라자는 국산 신약 최초로 글로벌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이른바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전체 항암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폐암치료제 분야에서 렉라자가 효과 좋은 신약으로 평가받아 온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제약바이오산업 사상 첫 1조원대 매출의 블록버스터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며 "렉라자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차 치료, 2차 치료 모두 임상시험을 통해 대조군 대비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고, 기존 1-2세대 표적치료제의 미충족 수요였던 '뇌전이에 대해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매출에 따른 로열티 수령이 기대되면서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제약사'라는 목표도 현실성을 띠게 됐다. 특히 렉라자에 남은 모멘텀이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매출 상승도 가능하다. 리브리반트 SC제형 병용요법에 대해서도 승인 심사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얀센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SC제형 병용요법 생존율이 리브리반트 IV제형보다 14%포인트 높다는 파로마(PALOMA)-3 결과를 바탕으로 FDA에 추가 허가 신청을 낸 상태다. FDA는 ASCO 2024에서 공개된 이번 결과를 근거로 리브리반트 SC(피하주사) 제형을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대상으로 지정했다.

리브레반트 SC 제형은 IV 제형 대비 OS(전체생존기간) 위험도를 38% 감소했고, 주입 관련 부작용을 포함한 전체적 부작용 발생률도 낮췄다. 또 투여 시간 또한 5시간에서 5분으로 단축시키는 등 투약 편의성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졌다.

렉라자·리브리반트 SC제형 병용요법은 내년 2월 내 FDA 승인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임상적 이점과 투약 편의성 개선으로 빠른 시장 점유율 확대가 전망된다.

다음 달에는 WCLC(세계 폐암 학회)에서 마리포사에 대한 중간 OS 업데이트(추적기간 31.1개월 기준) 공개와 렉라자 단독 임상 3상 결과 발표가 진행될 예정으로, 단독 임상 결과에 따라 렉라자 단독 요법 신약 출시 가능성도 기대된다.

특히 내년 ASCO에서 마리포사 최종 mOS 데이터 발표가 남아있어, 해당 데이터 발표에서 타그리소 대비 우월한 치료효과를 보일 경우 예상을 상회하는 판매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은 이번 FDA 허가로 인해 승인심사를 앞두고 있는 유럽, 중국,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렉라자 처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연내 1000억원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국산신약 제31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렉라자는 지난해 6월 국내 1차 치료제로 허가가 확대된 이후 6개월 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아 지난 1분기 처방 200여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FDA 승인은 유한양행이 R&D(연구개발)에서 추진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첫 결실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바이오기업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물질 개발 단계에 있던 렉라자를 도입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5월에도 제3회 유한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공모를 시작해 선정 과제별 1억원 규모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렉라자의 FDA의 승인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유한양행 R&D투자의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면서 "이번 승인이 종착점이 아닌 하나의 통과점이 돼 R&D 투자를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혁신신약 출시와 함께 유한양행의 글로벌 톱 50 달성을 위한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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