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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발전하는 CGT···'고형암·희귀질환' 치료 기대감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발전하는 CGT···'고형암·희귀질환' 치료 기대감

등록 2024.09.09 18:04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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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임상·상용화 주도하며 글로벌 시장 선도38개 제품 승인, 미충족 수요 큰 질환 치료 옵션 제공

CAR-T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제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면역세포)를 뽑아 암세포를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에 투약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CAR-T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제다.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면역세포)를 뽑아 암세포를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유전자 조작을 거친 뒤 배양해 다시 환자의 몸에 투약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

세포·유전자치료제(CGT)가 암, 희귀질환 등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받고 있다.

CGT에는 주로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 유전자 편집기술(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대체 요법 등을 포함한다. 대표적으로 미국 길리어드(예스카타), 노바티스(킴리아), 스파크 테라퓨틱스(럭스터나)가 CAR-T 치료제 및 유전자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블루버드 바이오의 '진테글로'의 경우 평생 수혈을 받아야 하는 지중해빈혈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

현재는 미국이 CGT 개발 및 상용화 영역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추세이지만 국내에서도 유전자 편집 등 최신 기술들을 적용한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 연평균 46% 성장···美 주도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GT는 전통적인 약물치료와는 달리 유전자를 직접적으로 수정하거나 세포 조작기술을 활용해 치료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사용하기에 질병의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45.7%를 기록하며 약 11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혁신적인 기술개발 인프라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및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R&D기획관리본부(이하 사업단)가 최근 발간한 재생의료 브리프 4호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재생의료 첨단의약품에 해당하는 의약품의 경우 신속심사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제도를 운영하며 지원하고 있다.

앞서 FDA는 첨단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의 신속한 허가를 지원하기 위해 2016년에 21세기치료법(21st Century Cures Act)을 제정했고, 해당 법을 통해 첨단재생의료 치료제(RMAT)에 대한 정의와 범주를 신설하면서 불필요한 규제들을 정비했다. RMAT은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재생의료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제도다. RMAT으로 지정을 받게 되면 FDA가 운영하는 신속심사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4년 FDA 허가받은 세포·유전자치료제(2024.08. 기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제공2024년 FDA 허가받은 세포·유전자치료제(2024.08. 기준).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단 제공

상반기 5개 제품 FDA 승인···혈액암 이어 '고형암' 치료도 가능


지난 8월 기준 FDA의 승인을 받은 CGT는 총 38개이며, 올 상반기에만 5개 제품이 허가를 받아 기존 치료법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여러 암종과 희귀질환에 대한 획기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접근법의 면역세포 치료제도 등장해 다양한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형암은 기존의 CAR-T 세포치료제로는 효과적인 치료가 어렵고, 극복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올해 허가 받은 약물은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치료제 '카스게비'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카스게비는 작년 12월 '리프제니아'와 함께 겸상 적혈구병(SCD)로 허가받는 바 있으며, 이어 지난 1월 베타 지중해 빈혈 환자 치료제로 적응증 확장에 성공했다.

이 치료제는 환자로부터 얻은 자가 조혈모세포를 크리스퍼-캐스9 기술을 이용해 헤모글로빈F 발현을 억제하는 BCL11A 유전자의 인핸서(Enhancer) 부위를 편집하고, 변형된 혈액줄기세포를 다시 골수 내로 이식함으로써 혈액 내 헤모글로빈F의 생산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고안됐다.

카스게비는 환자 유전자를 직접 교정하는 방식으로, 단 한 번의 주사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

같은 날 SCD를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리프제니아는 카스게비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포의 특정 유전자를 변형시킨다. 유전자 변형을 위해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이용, 베타-글로빈의 유전자를 조혈모세포 안으로 넣은 후 환자에게 다시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환자에게 이식된 변형된 조혈모세포는 성공적으로 생착해 지속적으로 정상 헤모글로빈을 생성시키고 겸상적혈구의 생성을 억제한다.

지난 2월에는 면역세포를 사용한 최초의 항암제 '암타그비'가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됐다.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암타그비는 종양침투림프구(TIL) 세포치료제로, 환자의 암조직을 떼어 내어 암조직 내에 침투한 T세포를 분리 배양한 후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의 약물이다. 수술로 절제가 불가하거나기존의 PD-1/PD-L1 또는 BRAF 억제제로 치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암이 체내의 다른 부위들로 전이된 흑색종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암타그비는 고형암을 통틀어 FDA가 승인한 세계 최초의 T세포 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고형암에서 직접 분리한 TIL은 기존 CAR-T세포 치료제 대비 종양 특이성이 높으며종양 미세환경에서 생존력이 높고 면역억제 신호를 회피할 수 있어 고형암 치료에 효과적이다. 또 TIL은 여러 항원을 타깃할 수 있어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밖에도 오차드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렌멜디'가 3월 소아 대상 이염성 백질이영양증(MLD)에 대한 최초의 CGT로 허가 받았고, 화이자의 '베크베즈'가 지난 4월 B형 혈우병에 대한 두 번째 유전자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가장 최근에는 어댑티뮨 테라퓨틱의 활막육종 치료제 '테셀라'가 고형암에 대한 최초의 TCR(T-cell receptor) 엔지니어링 T세포 치료제로 가속 승인을 받았다. 유전자 치료제는 CAR-T 치료제와 TCR-T 치료제로 나뉘는데, TCR-T 치료제는 암세포 표면의 단백질을 인식하는 CAR-T 치료제와 달리 세포 내부의 항원을 인식하기 때문에 혈액암뿐만 아니라 고형암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테셀라는 렌티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고형암 세포에서 흔히 발현되는 항원인 'MAGE-A4'를 인지한 후 면역 세포 내부로 활성화 신호를 보내 치료한다.

활막육종은 악성세포가 발생해 신체의 연조직에 종양을 형성하는 유형의 희귀 고형암이다. 신체의 여러 부위에서 발생해 다른 부위로 전이될 수 있으며, 매년 미국에서 약 10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툴젠·큐로셀·GC셀 등 임상 본격화···"밀착 지원 필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CGT 개발도 활발하다. 특히 지난 2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첨생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전문가들은 규제 환경을 더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툴젠은 20년 넘게 유전자 가위 기술에 집중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유전자치료제 'TGT-001'에 대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을 받았다. 내년 임상1상 진입이 목표다.

면역세포 기반 CGT로는 큐로셀이 개발 중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거대 B세포 림프종(LBCL) 치료제 '안발셀'이 있다. 안발셀은 지난 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제도 대상으로 지정돼 국내 최초의 CAR-T 세포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제도는 생명 위협 질환이나 중대한 질환 치료제 등의 혁신성이 뛰어난 의약품을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고 환자에게 빠른 공급을 지원하기 위한 법령이다.

회사는 연내 신약 허가를 신청해 내년 하반기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또 안발셀은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전신성 홍반 루푸스'로도 적응증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해당 연구 내용은 올해 사업단 과제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항암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네오젠TC는 '암타그비'와 유사한 접근법으로 유방암 및 비소세포폐암 대상 TIL 치료제 'NEOG-100'을 개발 중이다. NEOG-100은 지난 4월 임상1상에 돌입했으며, TIL 치료제로는 국내 첫 임상시험이다.

NEOG-100은 암타그비와 달리 배양절차에 동결과정을 추가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네오젠TC는 '테셀라'에 적용된 고형암에 대한 TCR 엔지니어링 기술을 활용해 T세포 치료제 'NEOG-4000'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CG셀(지씨셀)은 T세포 외 다른 면역세포를 이용한 CGT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동종 유래 자연살해세포(NK)를 활용해 혈액암, 고형암 이외에도 전신성 홍반 루푸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CAR-NK 세포치료제들을 개발 중이다.

현재 국내 CGT 개발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 대비 임상 속도나 상용화에 있어선 뒤쳐지고 있다.

사업단은 "기초·원천기술 개발 단계에서 확보된 우수 성과가 비임상 단계를 넘어서 임상 및 실용화로 연계되려면 개발 초기부터 경험 있는 전문가의 컨설팅과 규제기관과의 체계적인 연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미국 등 선진국의 급증하는 품목허가 성공 사례를 살펴보고, 글로벌 트랜드에 적합한 제도 마련, 규제 허들을 넘을 수 있는 밀착지원 컨설팅 등 지원체계를 조속히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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