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산업 신뢰회복을 위한 과제(I): 보험모집'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보험산업연구실장은 "보험회사는 개인이나 기업 등 타인자본 관리를 통해 이윤이 창출된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기 쉬우며 보험계약에 모든 내용을 담기 어려운 동시에 소비자도 계약의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보험계약이 가진 무형의 서비스 거래 계약의 장기성, 대면접촉 중심의 계약체결 특성 등을 고려할 때 거래당사자 간 신뢰 형성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수준은 국내 타 금융업권이나 타 국가의 보험산업과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미국 PR컨설팅사 에델만에 따르면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를 신뢰하는 응답자 비중은 각각 50%, 47%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보험회사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보험 연구기관인 LIMRA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는 보험상품 판매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일부 설계사들의 허위 상품 설명이나 불완전판매 등으로 이들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44%로 집계됐다.
부정적 인식의 주 원인은 단기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다수의 보험회사가 소비자 중심의 영업정책 수립보다는 공급자 주도의 보험모집 관행에 머무르고 있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데 있다.
김동겸 연구실장은 "모집수수료는 회사의 장기적 목표에 맞춰 설계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단기 실적 위주의 운영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 갈등을 유발하며 과도한 비용을 초래해 시장의 비효율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보험회사가 기존 판매인력의 전문성 강화보다는 신규 인력 충원에 주력하면서 소비자에게 질 높은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낮은 계약유지율, 부당승환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김 연구실장은 "모집 과정에서 보험회사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영업관행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시장의 환경변화 요인 등을 고려해 장기적 관점의 판매채널 운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경영전략에서는 모집수수료나 신규 판매인력 채용 경쟁 등 근시안적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모집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판매전문성 강화와 함께 사업모형 혁신에 대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신규 판매인력 증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보다는 판매자의 전문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우선하거나, 판매자에 대한 보수구조 설계 시 판매량에 초점을 둔 보상구조보다는 소비자와 장기간 긍정적 관계 형성이 가능하도록 수수료 산정방식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다.
인구구조 변화, 기술변화 등 외부 환경변화 요인에 대응해서는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 소비자 니즈 변화에 따른 보장 설계 및 변경의 유연성 제고 등이 요구된다.
정책과제 측면에서는 모집시장의 투명성 제고, 판매채널 간 공정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 제고, '불완전판매' 문제 해소를 위해 모집제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 모집규제 측면에서 모집수수료와 관련한 다양한 정책수단의 수용성, 안정성, 효과성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운영할 필요도 있다.
김 연구실장은 "내부통제제도를 활용한 보험회사의 판매회사에 대한 관리·책임 강화, 보험상품 판매책임 법제에 대한 다각적 검토 등을 통해 모집시장에서의 소비자 피해를 사전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정보공시의 미비나 회계제도 변경 후 사업비 배분으로 모집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또한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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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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