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누적 25만대 판매···제네시스 브랜드 성공 견인美서도 준대형 SUV 구매 수요 흡수하며 신바람 질주제네시스 G80 판매량 넘어설 듯, 가격 대비 성능 '굿'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된 제네시스 브랜드의 완성차는 9만945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흥행은 미국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 올해 1~9월 미국 자동차 시장 내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은 5만1865대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은 14일로 취임 4주년을 맞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의미가 매우 크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기획·영업 담당 부회장 시절이던 2010년대 초반부터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시 준비 과정을 직접 챙긴 주역 중 한 명이다.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외부에 알린 것도 정 회장이었고 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에는 본인이 직접 타는 '애마'도 제네시스 차로 낙점하는 등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에 누구보다 공을 들였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안착에 큰 기여를 한 차로는 준대형 SUV GV80이 꼽힌다. 정의선 회장의 친정 체제가 시작된 지난 2020년에 첫선을 보인 이 차는 글로벌 시장 누적 판매량이 25만대에 이른다. 특히 국내에서 15만대 이상을 팔았고 미국에서도 7만5000대 이상 판매되며 스테디셀링 카 반열에 올랐다.
GV80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3만1420대가 판매되며 현대차의 동급 모델인 팰리세이드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렸다. 국내 준대형급 이상 SUV 시장에서는 GV80이 확실한 강자의 자리를 꿰찬 셈이다.
GV80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수치보다 59.8% 늘었는데 이는 111.1%의 판매량 증가를 기록한 중형 SUV 싼타페에 이어 판매량 증가율 2위에 해당한다.
미국에서의 판매량 증가도 눈에 띄는데 올해 1~9월에 1만6277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9.0% 늘어났다.
특히 주요 경쟁 차종인 BMW X5의 미국 내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1.3% 줄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내 준대형 프리미엄 SUV의 수요를 GV80이 점차 흡수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해석할 만하다.
GV80은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 덕분에 미국에서 유명세를 탔다. 우즈는 지난 2021년 2월 이 차를 타고 과속운전을 하던 중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로에서 중앙 분리대 표지판과 나무를 잇달아 들이받고 반대편 도로 아래 덤불로 굴러 떨어지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차체가 반파될 정도로 큰 사고였으나 우즈는 다리 부상만 입었을 뿐 생명에 지장 없이 치료를 받았고 수개월 후 필드로 돌아갔다. 이후 제네시스 브랜드와 GV80의 이미지가 급상승했고 GV80은 미국에서 연간 2만대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유지 중이다.
국내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평소 GV80을 직접 몰고 다닐 정도로 이 차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 정 회장 외에도 내로라하는 유명인 중에 GV80을 소유한 이들이 많아지면서 '셀러브리티의 차'로 자동차 시장 안팎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제네시스 GV80의 계약 후 인도 대기 기간은 과거보다 많이 짧아졌다. 현재 이 차의 구매 계약을 진행하고 실제로 소유주가 차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4개월 정도다. 지난 2022년의 대기 기간이 최장 30개월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달라진 점이 많다.
출시 이후 만 4년을 넘겼고 여러 상품 옵션을 반영할 경우 가격이 1억원이 훌쩍 넘어갈 정도로 비싼 차지만 GV80은 여전히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꾸준한 흥행의 비결은 고급스러우면서 유려한 디자인과 우수한 기술력 등이 꼽힌다.
무엇보다 GV80의 인기를 끌어올린 주요 이슈 중 하나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꼽을 수 있다. 비슷한 사양을 내놓은 수입차들과 비교해서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 결코 꿀리지 않으면서 가격은 오히려 수입차보다 저렴하다.
여기에 지난해 등장한 쿠페형 모델인 GV80 쿠페 등 제품 라인업이 넓어져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늘어났다는 점도 꾸준한 인기의 비결로 꼽을 수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GV80의 흥행이 계속되는 것은 국산 프리미엄 SUV 구매 희망 수요가 꾸준히 늘어난 상황에서 현대차가 고객들이 원했던 부분을 이 차에 고스란히 담아냈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기조대로라면 세단인 G80의 판매량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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