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당일 유통물량 16.84%→30.10% 정정 공시 투자자 신뢰 저하·스팩 주가 급락···유통물량 23.79% 최종 축소·합병비율 상향 등 주주친화적 노력 나서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지헬스케어가 하나금융22호스팩과 스팩합병을 통해 오는 12월 코스닥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2009년 설립된 에스지헬스케어는 의료영상 진단기기 전문 제조업체로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초음파 등을 제조·수출한다. 지난해 영업이익 22억,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기록했으며, 회사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향후 본사 생산시설 증축 및 수출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 등 회사 경쟁력 제고,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선 4월 에스지헬스케어는 하나금융22호스팩과 스팩합병을 결정, 지난 8월22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 기간 하나금융22호스팩은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심사 통과 후 지난달 13일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에스지헬스케어는 예상보다 높은 보호예수 확약 비율로 상장 당일 유통물량을 크게 줄이면서 투자자 이목을 끌었다. 당시 신고서에 작성된 에스지헬스케어 유통제한물량은 77.29%(918만3500주)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2년간 보호예수 기간을 연장, 벤처금융(VC) 및 전문투자자들이 최소 1개월에서 3개월까지, 삼성증권 및 기타 주주들이 1개월~24개월 보호예수를 걸었다. 그 결과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은 16.84%(200만787주)로 매우 적은 수준으로 작성됐다.
이 같은 시장친화적 정책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금융스팩22호는 공시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전 영업일 대비 13.13% 급증한 23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 2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 이 기간 23.22% 오르며 2600원 선에 안착했다.
치솟는 주가에 합병 흥행 목소리가 나왔으나 신고서를 정정하면서 투자자 신뢰와 함께 주가는 뚝 떨어졌다. 9월25일 장 마감 후 하나금융22호스팩과 에스지헬스케어는 최대주주 의무보유확약 비율 77.29%→66.03%, 상장일 유통물량 16.84%→30.10% 변경된 내용을 공시했다. 개인주주 10인부터 삼성증권 등 총 13곳 투자조합, 주주들이 기존에 보호예수를 확약했던 물량을 번복한 것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개인주주 10인은 처음 12.31% 물량을 보호예수 확약했으나, 8.62%로 바꿨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변경된 유통물량 비율에 대해 "증권신고서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오기재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숫자 변동이 있었다"고 답했다.
유통물량이 13.26%포인트(P) 증가하자 시장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와 함께 다음 영업일인 26일 스팩 주가는 전 영업일 대비 14.53%, 27일 3.13% 빠졌다. 당시 한 투자자는 "스팩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그나마 있던 투자자도 떠나게 만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불만이 빗발치자 에스지헬스케어와 하나금융22호스팩은 한 번 더 증권신고서를 주주친화적으로 최종 정정하며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바뀐 주 내용은 ▲합병 비율 ▲유통물량 ▲상장일이다. 먼저 1주당 합병가액을 6310:2000에서 6087:2000으로 수정해 합병 비율을 1:0.316957에서 1:03285691로 스팩 주주에게 배정되는 주식 수를 소폭 늘렸다. 아울러 보호예수 비율을 76.21%로 끌어올려 유통물량을 23.79%로 줄였다.
이와 관련, 오는 11월 1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 스팩 투자자는 "변경된 안을 기준으로 봤을 때 시가총액 규모도 700~800억원 수준으로 나쁘지 않고, 에스지헬스케어도 흑자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어 성공적인 합병을 이룰 것"이라며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또 다른 투자자는 "공시 번복으로 이미 신뢰를 잃었다"며 "투자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냉담한 평가를 내렸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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