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아진 IPO, '실질적 성과' 중요성 커져 상폐요건 강화···기업가치 증명에 주력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피노바이오는 세 번째 도전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에 실패했다.
피노바이오는 ADC 플랫폼 전문 바이오텍으로, 셀트리온 파트너사로 잘 알려져 있다. 심사기간 지연 등의 이유로 지난해 자진 상장 철회를 결정한 이후 약 1년 만에 재도전했지만 기술성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며 높아진 상장 문턱을 넘지 못했다. 피노바이오의 2023년 매출액은 7억7800만원으로, 전년 9억1550만원보다 줄었다.
반면 이미 매출이 탄탄하거나 시장성이 있는 기업들의 IPO는 순항하고 있다.
2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오름테라퓨틱스는 지난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상장을 철회했다가 최근 재도전에 나섰다.
이 회사는 표적단백질분해제(TPD)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접목한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DAC는 ADC와 TPD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특징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회사는 지난 2023년 11월 다국적제약사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과 '업프론트 1억 달러'라는 빅딜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회사는 재도전에 나서는 대신 공모가를 기존 3만~3만6000원에서 2만4000~3만 원으로 낮추고 공모물량도 300만주에서 250만주로 축소했다.
한방 및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인 동방메디컬도 지난해 주식 시장 침체로 상장을 자진 철회했다가 연말에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약 340만주에서 300만주로 소폭 줄였지만 주당 공모가는 희망범위(9000~1만500원) 상단인 1만500원으로 확정했다.
동방메디컬은 필러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서 매년 직전 사업연도를 상회하는 실적 성장을 꾸준히 이뤄내고 있다.
동국제약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은 국내 조영제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보이고 있으며, 내달 상장한다. 예상 공모금액은 252억원~286억원이다.
이밖에도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인공지능(AI) 첨단 재생의료 전문기업 로킷헬스케어, ADC 신약개발 기업 인투셀 등이 코스닥 상장을 예고 중이다.
IPO에 성공하더라도 기업들은 더 철저하게 기업가치를 증명해내야 한다.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은 기업가치 기반 투자를 활성화하고 부실 기업 퇴출을 유도하기 위한 'IPO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서는 시가총액과 매출 기준을 실효성 있는 수준으로 강화키로 했다.
코스닥 기준 시가총액 요건은 현행 40억원에서 내년 150억원, 2027년 2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높아진다. 상장 유지를 위한 매출 요건은 현행 30억원에서 2027년 50억원, 2028년 75억원, 2029년 100억원으로 강화한다.
대신 최소 시가총액 600억원을 충족하면 매출 요건을 면제하는 완충 장치를 도입한다. 현재 매출발생 및 미래성장성 모두를 증명해야 했던 바이오 기업들에게는 고무적이지만 그만큼 기업가치 제고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 개선안은 최근 기술성특례상장 바이오기업들이 매출액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본업과 무관한 사업으로 진출하거나 인수하는 사례들을 방지하고, 신약 개발연구에 집중해 본질적인 사업가치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며 "시장 평가를 존중한 긍정적인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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