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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스스로 조직문화 바꿔라"...'금융사고' 긴장감 높아진 금융권

금융 금융일반 금감원 은행 검사 발표

"스스로 조직문화 바꿔라"...'금융사고' 긴장감 높아진 금융권

등록 2025.02.04 15:55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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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감독으론 한계···뼈를 깎는 자성 노력 주문"지적사항 겸허히 수용···내부통제 실효성 제고할 것"외부 법률전문가 영입하고 AI 등 디지털 전환 속도

"스스로 조직문화 바꿔라"...'금융사고' 긴장감 높아진 금융권 기사의 사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금융지주-은행의 조직문화를 직접 지적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원장이 '뼈를 깎는 노력'을 주문한 만큼 내부통제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4일 열린 '2024년 금융지주-은행 정기검사' 브리핑에서 "은행권의 조직문화가 금융당국의 규제나 감독으로 바뀔 수 있는지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며 "자체적으로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금감원이 진행한 정기검사 결과에 따르면 KB·우리·NH농협의 부당대출 취급 규모는 총 3145억원에 달하고, 고위 임원의 금품수수도 다수 적발됐다. 금감원은 금융사고 관련 예방·보고·고발·제재 등 모든 단계에서 내부통제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매년 똑같이 벌어지는 금융사고를 당국의 규제와 감독만으로 막기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성과 치중, 건전성·리스크관리 경시, 온정적 조직문화 등 고치기 어려운 조직의 내성이 사라져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금감원은 금융사고를 특정 금융회사나 소수 임직원만의 문제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고질적 문제로 보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3월 홍콩 H지수 ELS 관련 검사 이후 처음으로 발표석상에 직접 나섰다. 끊이지 않는 대규모 금융사고로 신뢰 하락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윤리의식과 역량마저 의심받는 상황에 직면한 심각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원장이 직접 조직문화 쇄신을 주문한 만큼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구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당국의 지적사항을 받아들이고 내부통제 등 제도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금융사고 규모가 가장 컸던 우리은행은 고객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올해 새롭게 취임한 정진완 은행장은 순환보직, 업무매뉴얼, 휴가 연속사용을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정 행장은 과중한 업무량으로 인해 기계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내부통제 부실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업무, 인사, 평가부문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도려내고 업무혁신과 내부통제를 꾀하겠다는 게 정 행장의 복안이다.

또한 우리은행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지적받은 온정주의와 연고주의를 완전히 끊어낸다는 방침이다. 이에 정 행장은 사고 직원은 동료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내부자신고제도를 활성화하자고 주문했다.

이와 더불어 우리금융은 그룹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 감사위원회 산하에 '윤리경영실'을 신설하고 외부 법률전문가를 수장 자리에 앉혔다. 또 지난달에는 기업문화의 강·약점을 분석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하는 윤리문화 진단에도 착수했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경영진의 일탈행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라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검사에서 나온 지적사항에 대해 신속히 개선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보험사 인수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원만히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취임한 강태영 NH농협은행장도 고객신뢰 및 동반성장과 원리원칙 재정립 및 내부통제 혁신을 경영목표로 내걸었다. 강 행장은 은행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내부통제를 한층 강화해 금융사고 예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감사 시스템 개선으로 과거엔 찾아내지 못했던 금융사고들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사고 규모가 더 불어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한 내부통제 강화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부통제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면 '휴먼 에러'를 막고 금융사고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번 검사하는데도 금융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건 감독당국의 노력만으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이는 금융당국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도 같은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제도나 시스템이 있다고 해도 조직 내부의 윤리의식이 떨어지면 금융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사람이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AI 도입 등 디지털화를 통해 내부통제를 정교화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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