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EV 생산 기지 마련 EU 환경규제 대응트럼프 관세 맞서 HMGMA 생산량 확대 검토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전기차 혼류 생산 체제를 갖추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 공장에서 생산할 전기차 모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재 개발 중인 유럽 현지 전략형 소형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설립된 이즈미트 공장은 현대차가 보유한 가장 오래된 해외 공장이다. 지난 28년간 3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했다. 이즈미트 공장의 연간 총 생산능력은 24만5000대 수준으로, 현재 i10과 i20,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베이온 등 유럽 전략형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이즈미트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인접한 유럽 시장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EU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살아나는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를 잡겠단 복안이다. EU가 자동차 이산화탄소 규제를 3년 유예기간을 두고 적용하기로 하며 완성차 업체는 시간을 벌었으나 규제 조건을 맞추기 위해선 전기차 판매 확대가 필수다.
더욱이 EU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현대차는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현지 전기차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단 방침이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체코 공장과 함께 튀르키예 공장을 유럽 내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시 인근 노소비체 소재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차 체코공장은 현대차그룹이 유럽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전기차 생산 거점이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에도 유럽 내 전기차 판매는 상승세다. 지난 1월 유럽 31개국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16만60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4445대를 팔며 38% 증가했고, 기아는 7944대로 26% 상승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현지 생산 전략도 변화할 전망이다.
먼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둔 기아는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한 대로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송호성 기아 최고경영자는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2025 기아 EV 데이'에서 트럼프 관세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검토한다. 조지아주에 완공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가동으로 현지 생산량은 약 70만대에서 1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현대차는 연산 30만대 수준인 HMGMA의 생산량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 부과를 발표할 시 50만대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미국 생산량은 최대 120만대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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