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수장들, 매출 둔화·중동 악재 속 신시장 개척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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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수장들, 매출 둔화·중동 악재 속 신시장 개척 '잰걸음'

등록 2026.03.26 15:21

권한일

  기자

수익성 개선 불구, 성장 정체 장기화 가능성북미·유럽·호주 등 신흥시장 일감 확보 노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18일 이제이엠이(EJME) 관계자들과 만나 맨해튼 및 인근 지역 개발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18일 이제이엠이(EJME) 관계자들과 만나 맨해튼 및 인근 지역 개발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건설사들이 원가율 안정과 현금흐름 개선을 통해 지난해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지만, 신규 수주와 착공 부진으로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주요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직접 해외 현장을 찾아 신성장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특히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기존 '텃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유럽·호주 등으로 시장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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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상황은

주요 건설사 원가율 80~90%대로 낮추며 영업이익·현금흐름 개선

주택 경기 둔화·PF 시장 경색으로 매출 정체 또는 감소

방어적 하락 국면 진입

자세히 읽기

대우건설, 북미 개발사업자로 전환 시도

현대건설, 유럽 에너지 인프라·원전 프로젝트 확대

GS건설, 호주 전력망 인프라 진출 추진

HDC그룹, 중국 투자 후보지 점검

호반그룹, 남아공·싱가포르 에너지 사업 확대

맥락 읽기

국내 주택시장 침체·공사비 상승·금융 규제 등으로 성장 한계

해외 인프라·에너지 사업은 국가 단위 대형 프로젝트로 수익 안정성 높음

중동 수주 집중도 높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변동성으로 불확실성 확대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지난해 원가율을 80~90%대로 낮추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저가 수주 사업이 마무리되고 선별 수주 전략이 자리 잡으면서 영업이익과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다만 주택 경기 둔화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으로 착공이 지연되며 매출은 정체되거나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익성은 지켰지만 외형이 줄어드는 '방어적 하락' 시점에 들어선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사 수장들은 해외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이달 미국 뉴욕과 뉴저지를 방문해 현지 디벨로퍼와 정계 인사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북미 개발사업 확대에 나섰다. 과거 뉴욕 트럼프 월드 타워 등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투자에서 벗어나 개발사업자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유럽에서 에너지 인프라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글로벌 건설사 위빌드와 손잡고 인프라·양수발전 사업 협력을 약속했고, 핀란드와 스웨덴에서는 원전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타진했다. 현대건설은 해외 원전과 전력망 등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를 목표로 한다.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호주로 향했다. 도로와 철도 중심이던 사업을 전력망 인프라로 확장하기 위해 현지 정부와 파트너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멜버른 대형 터널 공사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망 구축 시장 진입을 구상 중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중국 베이징과 톈진을 방문해 개발 후보지를 점검하며 신규 투자 기회를 모색했다. 호반그룹 김선규 회장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싱가포르를 찾아 대한전선의 전력 인프라 사업을 직접 챙기며 에너지 중심 사업 확대를 주문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지난달 7일 그룹 계열사 대표들과 중국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정몽규 HDC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지난달 7일 그룹 계열사 대표들과 중국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

CEO들이 '해외 현장 경영'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국내 시장 한계가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공사비 상승과 금융 규제 강화까지 겹치며 기존 사업 구조만으로는 성장성 확보가 어렵다. 반면 해외 인프라 및 에너지 사업은 국가 단위 발주가 많고 사업 규모가 커, 수익 안정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여기에 중동 변수도 존재한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가운데 약 30%가 중동에 집중돼 있지만, 최근 전쟁 리스크와 유가 변동성으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재편으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이 체결한 계약이 줄줄이 해지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현재 삼성물산, 현대건설, 삼성E&A 등은 사우디·UAE·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에서 수십조원 규모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등도 중동 현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시 현장 가동 중단이나 공사 지연으로 원가 상승과 현금흐름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일부 메가 프로젝트 발주가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될 경우, 국내 건설사 수주 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건설사들은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으로 시장을 분산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는 반도체·에너지·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인프라 수요가 늘고 있고, 유럽은 원전과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가 새로운 기회로 부상한다. 호주와 동남아 주요국 역시 인프라 투자가 활발해 신규 수주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고원가 구조에 익숙한 건설사들이 자구책으로 원가율을 개선하고 초기 수익성 반등을 달성했지만, 매출과 수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쪽짜리 회복에 그칠 수 있다"며 "이를 인식한 건설사들은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사업 등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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