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적자·TSMC와의 격차 확대에 내부 점검파운드리·LSI, 실적 부진에 올해 신입 공채 없어TSMC, 작년 4분기 파운드리 시장 1위···삼성 2위
회복 더딘 반도체···내부 협업 점검하나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두 사업부의 조직평가를 함께 진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두 사업부는 각각 독립적으로 평가를 받아왔는데, 올해부터는 두 부문을 함께 점검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번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내부 협업 문제를 점검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두 사업부는 삼성전자 DS 부문 핵심 축으로, 통상 시스템LSI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적자가 심화되면서 내부 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풀이가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LSI는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고, 파운드리는 이를 제조하는 역할을 하는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설계상의 문제인지, 제조 공정상의 문제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계를 잘못하면 생산이 어렵고, 설계를 잘했더라도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두 사업부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조직평가를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시스템LSI가 설계한 칩이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시스템LSI가 설계한 반도체는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최근의 삼성의 행보를 보면 아예 근거가 없는 말도 아니다.
여러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신제품 '갤럭시 S25'에 탑재되는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제품 1차 공급사는 삼성전자가 아닌 마이크론이 차지했다. 또 여기에 갤럭시 S25 전량이 퀄컴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의 AP제품 엑시노스가 퀄컴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나는 TSMC 뛰는 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꾸준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전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1%로 전 분기 대비 2.4%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9.1%에서 8.1%로 1%p 하락했다. 이에 따라 양사의 격차는 작년 3분기 55.6%p에서 4분기 59%p로 확대됐다.
실적도 부진하다.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파운드리(비메모리) 부문의 영업손실 규모는 4조~5조원대로 관측된다. 여기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연간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한 2023년 적자까지 합산하면 2023~2024년의 총 적자 규모는 7조~9조원대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업부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올해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신입사원도 선발하지 않는다. 통상 삼성전자는 두 사업부의 인력을 지속 충원해왔지만, 올해 상반기 채용에서는 선발이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전자의 조직평가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평가가 실적 점검 차원에 그칠지, 내부 협업 구조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