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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6주기···'위기 속 기회' 선견지명이 남긴 리더십

산업 항공·해운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6주기···'위기 속 기회' 선견지명이 남긴 리더십

등록 2025.04.08 12:30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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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0주년' 대한항공 새 출발···다시 새길 조양호 리더십'선견지명·결단력' 재조명···韓 위상 높인 글로벌 항공 리더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사진=대한항공 제공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이 타계한지 6주기를 맞았다. 6주기를 맞은 지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항공업계 재편의 닻을 본격적으로 올렸다.

조양호 선대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전문가다. 한 길만 오롯이 걸어온 전문성과 먼저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과감한 결단력은 현재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탁월한 '승부사' 기질


조양호 선대회장이 처음 대한항공에 발을 들인 1974년은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시절이었다. 1978년부터 1980년에는 2차 오일쇼크가 대한항공을 직격했다.

연료비 부담으로 미국 최대 항공사였던 팬암과 유나이티드항공이 수천명의 직원을 감원할 당시 조 선대회장은 원가는 줄이되, 시설과 장비 가동률은 오히려 높이는 전술을 구사했다.

항공기 구매도 계획대로 진행했다. 불황에 호황을 대비한 것. 결국 이와 같은 결단은 오일쇼크 이후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중동 수요 확보 및 노선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됐다.

1997년 외환 위기 극복 과정도 눈여겨볼 만 하다. 외환위기 당시 대한항공 운영 항공기 112대 중 임차기는 14대뿐, 대부분이 자체 소유 항공기였다. 이에 따라 매각 후 재임차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고, IMF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됐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엔 보잉737NG(Next Generation) 주력 모델인 보잉737-800 및 보잉737-900 기종 27대에 대한 구매 계약이란 큰 결정을 내렸다. 보잉은 감사의 뜻으로 계약금을 줄이고, 금융까지 유리하게 주선하게 된다.

차세대 항공기 도입 결정도 마찬가지다. 2003년은 이라크 전쟁, SARS 뿐만 아니라 9.11 테러의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있어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시기였다. 하지만 조양호 선대회장은 이 시기를 차세대 항공기 도입의 기회로 보고, A380 항공기 등의 구매계약을 맺었다.

2006년 이후 세계 항공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항공사들은 앞다퉈 차세대 항공기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은 선제적 결정으로 적기에 차세대 항공기들을 도입할 수 있었다.

명실공한 국제 항공업계 리더···"韓 항공 위상 높여"


조양호 선대회장은 폭넓은 인맥과 해박한 실무지식으로 국제 항공업계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특히 조양호 선대회장은 전 세계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들이 회원인 국제협력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이하 IATA)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Board of Governors) 위원이자, 31명의 집행위원회 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의 전략정책위원회(SPC, Strategy and Policy Committee) 위원으로서, IATA의 주요 전략 및 세부 정책 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의 굵직한 결정을 주도했다.

조 선대회장의 위상은 '항공업계의 UN 회의'라고 불리는 IATA 연차총회를 2019년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할 수 있었던 동인이었다. 서울 IATA 연차총회는 한국 항공산업이 변방이 아닌 전 세계의 중심이 됐다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안전에 양보 없다"···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한 항공사로


조양호 선대회장은 항공사의 안전운항은 다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명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최상의 운영체계' 미션에 '절대 안전 지속'을 중요한 실천사항으로 정해놓고 끊임없이 안전도를 높이는 활동을 해왔다.

대한항공이 안전 부문에 쏟고 있는 예산은 연간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직원들의 교육 훈련 및 최신 장비 구입, 안전과 관련한 글로벌 트렌드를 수집하기 위한 해외 세미나 참석 등 다양한 부문에 활용된다.

대한항공의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항공안전의 척도인 보험요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대한항공은 항공 선진국인 미주, 유럽 지역의 대표 항공사들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항공보험요율이 낮으면 항공안전도가 높다는 의미다.

조양호 선대회장이 생전 끊임없이 집중했던 '안전'은 대한항공이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든든한 근간이 되고 있다.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기점으로 또 다른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조양호 선대회장의 리더십은 대한항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양호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은 세월이 변해도 결코 변치않는 가치"라며 "그의 발자취는 국내 항공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글로벌 항공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나침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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