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말까지 50%+1주 인수···당분간 공동경영체제 유지2007년부터 양사간 협업 확대···금융사업 다변화 '윈윈'경영권 분쟁 요소 여전···공동 경영체제에 우려 목소리도
28일 교보생명은 이사회를 열고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오는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약 9000억원 규모다.
현재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는 자사주 14.77%를 제외한 85.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주 전환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며 "저축은행업 진출은 지주사 전환 추진과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이며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 비보험 금융사업으로의 영역 확대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우선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승인을 받은 다음 하반기 중으로 30%의 지분을 취득할 방침이다. 이후 금융지주사 전환 맞춰 2026년 10월말까지 50%+1주(의결권 58.7%)를 인수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2027년부터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상당기간 공동경영을 할 계획"이라며 "1등 저축은행으로 키운 현 경영진을 교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 완료 후 양측은 공동경영 체제 하에서 지분에 따른 수익 배분, 이사회 참여를 위한 인사 파견 등을 추가 시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기준 총자산 14조289억원, 자본총계 1조8995억원, 거래 고객 172만명을 보유한 업계 1위 저축은행이다. 2021년 3495억원, 2022년 32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왔으며 2023년과 2024년에 경기 침체 속에서 각각 891억원, 80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기존 보험 사업과 저축은행 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보험 계약자들에게 저축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들에게 보험 상품을 연계하는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확대함으로써 고객층을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양사의 장점을 결합해 대고객 서비스 경쟁력도 한층 높일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계좌를 보험금 지급 계좌로 활용하는 내용과 보험사에서 대출이 거절된 고객을 저축은행으로 유입해 가계여신 규모를 늘리는 방안 등을 일례로 제시했다. 이밖에 SBI저축은행의 예금을 교보생명의 퇴직연금 운용 상품으로 활용하는 등 금융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포부도 밝혔다.
교보생명과 SBI그룹은 2007년부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오며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협업해 왔다. 과거 우리금융 인수 추진, 제3인터넷은행 설립 논의, 디지털 금융 협력 등 주요 사업에서 교분을 구축했다. 지난해 7월에는 토큰증권 발행 등 디지털 금융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달 SBI홀딩스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갖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9.05%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을 추가로 인수, 보유 지분율을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양사는 단순한 금융투자 관계를 넘어 미래 금융시장 변화에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SBI그룹 관계자는 "교보생명과의 오랜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SBI홀딩스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풋옵션 분쟁과 관련된 지분을 인수한 데 이어 교보생명도 SBI저축은행 인수를 단행하며 교류가 대폭 확대되는 모습이다. 양측이 각각 지분을 주고받으며 업계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된 경영권 분쟁 우려가 잦아들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시대에서 고객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SBI저축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저축은행과 보험의 경계를 허물고 고객들에게 더욱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학계에서는 이같은 양측의 협업 강화에도 여전히 갈등 요소가 남아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바탕으로 관련 사업 확장 확장을 위한 대응 필요성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신창재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SBI홀딩스와 교분을 유지해온 점도 이번 인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해외 금융사와의 공동 경영 체제 구축은 예기치 못했던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며 "국내 기업 간의 공동경영과는 다른 국면의 리스크에 당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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