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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인뱅 3사, 1분기 성적표 살펴보니···'플랫폼 역량이 갈랐다'

금융 은행

인뱅 3사, 1분기 성적표 살펴보니···'플랫폼 역량이 갈랐다'

등록 2025.05.30 13:33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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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마진 일제히 둔화···인터넷은행 수익구조 전환 분수령카뱅·토뱅은 플랫폼 앞세워 '분기 최대'···비이자 전략 통했다인뱅 3위 전락한 케이뱅크···외형보다 '질적 성장' 집중해야

인뱅 3사, 1분기 성적표 살펴보니···'플랫폼 역량이 갈랐다' 기사의 사진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자이익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플랫폼 수익 다변화를 앞세워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업비트 리스크에 발목 잡히면서 순이익이 7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1374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6% 급증한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비이자수익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1분기 이자수익은 50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지만, 비이자수익(2818억원)은 32.9% 급증해 전체 수익의 35.9%를 차지했다. 특히 수수료·플랫폼 수익(776억원)이 8.8% 증가하면서 수익 다변화에 기여했다.

이 같은 수익 확대는 주택담보대출 위주였던 기존 포트폴리오에 비교 서비스와 투자상품 확대 등이 더해진 결과다.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은 2545만명으로 57만명이 늘었고, 20~30대 인구의 80% 이상이 카카오뱅크 고객일 정도로 시장 침투율이 높다.

카카오뱅크, 수익 다변화로 압도적 선두


고객 수 증가는 조달비용 감소로 이어졌다. 1분기 말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수시입출금) 예금 비중은 60.8%로 은행권 평균(38.6%)을 크게 웃돌았고, 수신 잔액은 60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60조원을 돌파했다. 소셜 금융 상품인 '모임통장'도 1조2000억원이 늘어 요구불 예금 증가를 견인했다.

올해 1분기 토스뱅크도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18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이면서 분기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플랫폼 사업 비중 확대와 수신 성장을 앞세운 토스뱅크는 출범한지 3년 5개월 만에 케이뱅크를 제치고 인터넷은행 2위 자리를 꿰찼다.

토스뱅크의 1분기 순이자이익은 20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0% 증가했다. 특히 비이자수익(372억원)은 플랫폼 기능 강화에 힘입어 51% 급증한 372억원을 달성했다. 비이자이익은 –152억원에 그쳤으나 전년동기(-167억원) 대비 적자 폭은 크게 축소됐다.

토스뱅크, 주담대 없어도 7개 분기 연속 흑자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자이익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데도 비이자 기반의 수익 다변화 전략으로 7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1분기 986만명이었던 토스뱅크의 고객 수는 1년 만에 1245만명으로 불어났다. 빠른 속도로 고객 기반을 확대한 토스뱅크는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1363만명)와의 격차를 118만명으로 좁혔다. 특히 1분기 기준 토스뱅크 자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65만명으로 업권 내 최상위권으로 진입했다.

토스뱅크는 대부분 금융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비용 부담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WM(목돈굴리기), 체크카드 및 PLCC, 함께대출 등 수익원의 다양화와 빠른 성장으로 비이자부문의 손익구조가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 수 성장이 활성고객 확대로 이어지면서 플랫폼 파워가 더욱 강화됐다"며 "외환 송금, 액티브 시니어 특화 서비스, 금융상품 직접 판매 등 출시를 예정 중인 서비스의 탄탄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주담대를 빠르게 확대하며 외형을 키웠지만 건전성·마진·비용구조 면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고객 수, 여수신 잔액,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모두 인터넷은행 최고 수준이지만 정작 이익은 가장 낮았다. 토스뱅크와 달리 상대적으로 전통은행의 자산 운용방식에 근접해 있는 케이뱅크가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했다는 뜻이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61억원에 그쳐 1년 새 68% 감소했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1085억원)이 20% 줄고 업비트 가상자산예치금 이용료율이 21배나 늘어난 결과다. 가상자산예치금 이용료율은 지난해 1분기 0.1%였지만 올해 1분기엔 2.1%까지 치솟았다.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2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카카오뱅크 대비 절반 수준으로, 예대마진 회복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는 파킹통장, 전세·아파트담보대출,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 등을 중심으로 수신과 여신을 늘리며 외형을 키워왔다. 그러나 가계대출 제한, 수신 경쟁 심화, 금리 인하 기조 등 환경 변화 속에 저마진 구조가 심화되면서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비이자수익 격차 14배···'플랫폼'에 고개 숙인 케뱅


케이뱅크는 AI·클라우드 등 기술 투자 확대와 대형언어모델(LLM) 도입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경쟁사처럼 수익화된 플랫폼 모델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뚜렷한 약점이다. 케이뱅크의 1분기 비이자수익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늘었지만 카카오뱅크(2818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자산건전성과 자본비율 등 케이뱅크의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이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66%로 토스뱅크(1.26%)보다는 낮고, NPL커버리지비율은 303.3%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수익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기업가치 제고에는 한계가 있다.

올 1분기 인터넷은행 3사의 NIM(순이자마진)은 일제히 하락하면서 이자이익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NIM은 2.09%로 전분기보다 0.06%p 하락했고, 토스뱅크도 전년 동기 대비 0.11%p 낮아진 2.60%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1.41%에 그치며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예대금리차 축소와 수신경쟁 심화로 인해 인터넷은행의 전통적 수익 기반인 이자마진이 빠르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플랫폼 기반의 비이자수익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느냐가 향후 성장의 관건인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덩치만 키운 케이뱅크와 달리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플랫폼 기반의 수익 다변화 전략으로 실적 차별화에 성공했다"며 "이자이익 둔화가 본격화된 상황에서 마진, 비용, 플랫폼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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