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딸기우유 원재료, 원유→탈지분유·정제수지난달 가공유 등 54종 제품 가격 7.5% 인상보존성 등 관능평가 차원···"원가 절감 아니야"
4일 뉴스웨이 취재 결과 서울우유는 이달부터 서울우유 초코·커피·딸기 가공우유의 원재료 성분을 원유에서 정제수와 탈지분유로 일부 변경했다. 지난달 가공유 제품 가격이 200ml 기준 1060원에서 1150원으로 약 8.5% 인상된 이후 원재료가 변경된 첫 사례다.
서울우유 가공유 제품의 원재료 성분을 살펴보면 기존 커피와 딸기, 초코우유의 원유 함량은 각각 75%, 75.7%, 76.8%로 나타났다. 최근 생산된 제품에는 원유 비율 표기가 없어지고, 정제수와 탈지분유가 추가됐다. 변경된 제품은 유통채널에 순차적으로 입고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서울우유 가공우유에 사용하는 탈지분유는 외국산 탈지분유가 아닌 국내산 원유로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국산 탈지분유를 사용하고 있다"며 "국산 탈지분유를 배합해 생산한 가공우유의 영양성분 및 원가는 기존 제품과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우유가 가공유의 원재료 함량을 변경한 것은 관능평가의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관능평가는 신제품 및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작업으로, 이번 원재료 변경은 유통 과정에서 제품의 보존성 및 유통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자사 생산 국산 탈지분유를 사용한 만큼 원가 절감과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탈지분유는 우유에서 수분과 지방을 제거한 분말이다. 원유를 탈지분유로 가공 시 장기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유보다 품질이나 가격 측면에서의 값어치는 떨어진다.
다만 이번 원재료 변경은 서울우유가 제품 가격을 인상한 직후 이뤄진 조치인 만큼 곱지 않은 시선이 예상된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1일 가공유와 치즈류, 발효유 등 54종의 제품 출고가를 평균 7.5% 인상한 바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해당 가공유 제품은 인상 품목에 포함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재고 관리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위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유업체 입장에선 원유의 형태로 판매하는 방식이 원가 관리 측면에서 이득이지만, 재고 관리 측면에서 보면 보관 기간이 한정적인 원유보다 가공한 탈지분유가 효율적이고 탄력적이다. 통상 유업체는 유통기한 내 판매하지 못 한 원유를 탈지분유로 가공해 장기 보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의 수급 상황과 탈지분유 재고량 등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재고 관리 측면에서 수익성을 위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가공유의 경우 맛과 품질 등 심미적인 측면에서 원유보다 탈지분유가 더 어울리는 경우도 있다. 원유를 탈지분유로 가공하는 건 유업체 입장에선 손해지만, 원유 보존성의 한계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원유 가격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동결된다. 낙농가와 유업계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흰 우유에 들어가는 음용유의 원유 가격은 리터당 1084원, 치즈·분유 등에 사용되는 가공유의 원유 가격은 882원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커피우유와 딸기우유 외에 원재료 성분 변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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