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연산 4만5000톤 규모제품 전량 얼티엄셀즈向 양극재 제조에 사용"원료부터 반제품에 이르는 자급 체제 완성"
10일 오전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사장이 취임 후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식을 찾았다. 엄 사장은 이날 전남 광양시 율촌산업단지를 찾은 기자단을 향해 자신감이 가득한 어조로 이 같이 말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전구체 공장은 기존 광양 양극재 공장 부지 내 총 2만2400㎡ 크기로 조성됐다. 전기차 5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연간 4만5000톤(t) 규모의 전구체 생산이 가능하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전구체는 전량 얼티엄셀즈향(向) 양극재 제조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에 준공된 전구체 공장은 지난 2022년 약 6000억원을 투입해 단계적으로 건설됐다. 당시 사측은 전구체 생산능력을 1만5000톤에서 올해 18만5000톤까지 확대하고, 자체 생산 비율도 33%에서 67%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자단은 이날 양극재 공장과 전구체 공장을 각각 둘러봤다. 양극재의 핵심 원료인 전구체는 원하는 구조의 물질이 되기 전 단계를 통칭하는 용어인데, 배터리 산업에서는 양극재가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을 의미한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으로 구성되며 양극재 공장으로 보내져 리튬과 결합해 양극재가 된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지난 2022년 11월 준공된 양극재 공장. 부지는 총 면적 16만5203㎡로 축구장 23개 크기에 달했으며, 투입 금액도 무려 1조2600억원에 달한다. 생산능력은 1공장(3만톤)과 2공장(6만톤)을 합쳐 총 9만톤이며, 생산제품은 ▲NCM(니켈·코발트·망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이다.
이날 방문한 공장은 2공장으로, 이곳에는 총 6개의 라인과 18개의 소성로(컨베이어벨트)가 있다. 약 55m의 길이를 가진 소성로는 양극재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설비로, 보통 검은색 분말인 양극재를 사가(sagger·내화 용기)에 담아 가열하는 역할을 한다.
양극재 생산을 위해서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의 원재료를 섞은 뒤 합성과 탈수,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전구체를 만든다. 이후에는 전구체에 리튬을 합성해 가열하고 소성로에 투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포스코퓨처엠은 제품 품질 관리를 위해 모든 입구의 문을 닫은 상태로 제품을 제조·생산하며, 조업 자재들이 반입될 때도 에어 샤워룸을 필수로 거치는 등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뒤이어 방문한 곳은 전구체 공장. 공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연신 '땅! 땅! 땅!' 하는 제품 생산 소리가 공장 곳곳에 크게 울려 퍼졌다. 업계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인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내부는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이 공장은 총 10개 라인과 6개 공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에서는 핵심 원료인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물에 녹이고 탈수와 건조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원료와 반제품인 전구체, 완제품인 활물질의 자급 체계를 완성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화 시스템도 눈에 띄었다. 전구체 공장 내부에는 공정 전체를 통제하는 이른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중앙행정실(중앙운전실)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공정 오퍼레이터들이 직접 10개의 라인을 동시에 컨트롤하며 각 라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었다. 공장 관계자는 "중앙운전실은 원료의 물류 이동과 탱크 레벨 관리, 용액의 흐름 상황 등을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자급을 통해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이차전지소재 업계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정책 변동과 금지외국법인 요건 신설 등으로 중국 공급망 규제가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전구체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30%인데, 중국 전구체를 사용하면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배터리에는 외국우려기업 규정이 적용돼 IRA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즉, 이번 전구체 공장 준공은 비(非) 중국산 니켈을 가공한 원료를 바탕으로 포스코가 고순도 황산니켈을 만들어 포스코퓨처엠 전구체 공장에 공급하게 되는 구조다. 사측은 "전구체의 핵심 원료인 니켈을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공급받게 됨으로써 공급망 경쟁력을 더욱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이번 광양 전구체 공장 준공으로 포스코퓨처엠은 원료부터 반제품 양극재에 이르는 자급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혁신과 도전을 멈추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준공식에는 엄 사장을 비롯해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 정인화 광양시장, 최대원 광양시의회 의장, 구충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등 관계자 70명이 참석했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