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펙수클루와 적응증·매출 경쟁 심화P-CAB 시장, 2033년 3조원 전망복합 신약·제형 혁신도 경쟁 요소 부상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정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위궤양 치료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자큐보정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자큐보정은 이번 승인으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외에도 위궤양 치료까지 단독 처방이 가능한 복수 적응증 신약으로 치료 범위를 확장하게 됐다. 국내 출시된 P-CAB 제제 중 위궤양 적응증을 획득한 것은 자큐보정이 두 번째다.
자큐보정은 지난해 4월 국산 37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후 같은 해 10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올해 1월 위궤양 적응증 임상 3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고, 이어 5개월 만에 식약처에 최종 승인을 받았다.
위궤양 임상 3상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박종재 교수를 책임연구자로, 전국 39개 주요 의료기관에서 총 32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및 이중 눈가림 방식으로 진행됐다. 피험자에게 자스타프라잔 20mg 또는 대조약인 란소프라졸 30mg을 1일 1회, 4주 또는 8주간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했다.
8주차 내시경 평가 기준 누적 치유율(PPS 기준)에서 자스타프라잔군은 100%를 기록해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4주차 치료 시점의 삶의 질(QoL) 평가에서는 '불안 및 우울'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여, 증상 개선을 넘어 전반적인 치료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 적응증 추가를 통해 선발주자를 추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앞서 위궤양 적응증을 획득한 케이캡과 위궤양 시장에서 처방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적응증 확대 경쟁, 케이캡 '선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에서 삼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자큐보정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1688억원, 1019억원, 148억원이다.
매출 1위를 기록한 케이캡은 가장 많은 적응증을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현재까지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소화성 궤양 또는 만성 위축성 위염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보조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25mg) 등 5개의 적응증을 확보했다.
HK이노엔은 NSAIDs(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 유발 위궤양의 예방 적응증 추가를 위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최근 환자 모집을 완료해 곧 허가 신청이 예상된다.
이외에 미국 임상 3상을 통해 미란성 식도염(EE)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NERD) 임상에서 1차, 2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는 추가로 진행 중인 '미란성 식도염 치료의 유지요법' 3상 임상시험을 올해 3분기에 마친 후 오는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적응증을 포함한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계획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테고프라잔(케이캡)은 미국 1상 임상시험에서 식이 영향이 없었고, 투약 후 45분 이내에 위 내 산도를 빠르게 pH 4이상으로 조절했다"며 "이는 테고프라잔이 PPI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빠른 약효발현'이라는 강점으로 차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미란성·비미란성)과 위염(급성·만성)의 위점막 병변 개선에 대한 적응증에 이어 지난달 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 적응증(20mg)을 획득하며 적응증을 3개로 늘렸다. 이중 위염 적응증과 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 적응증을 획득한 것은 펙수클루가 유일하다.
헬리코박터 제균 보조요법과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 요법에 대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의 적응증 확대를 통해 경쟁 약물 대비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NSAIDs 소화성궤양 예방 적응증을 획득한) 펙수클루 20mg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신규 함량 제품을 통해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성장해 나가겠다"면서 "특히 펙수클루는 P-CAB 중에서도 위염 적응증을 유일하게 갖고 있는 신약으로, 연간 500만명 위염 환자군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HP 제균, 비미란성 NERD 치료 등 다양한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자큐보, 적응증·글로벌 확대 추진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의 이번 적응증 추가를 계기로 매출 확대와 글로벌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큐보정은 지난해 4분기 33억원, 올해 1분기 67억원의 처방 실적을 기록해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100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100여 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는데, 회사 측은 위궤양 적응증 추가로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위궤양의 시장성이 큰 중국 등 해외 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현재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발 위궤양 예방을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이며, 고령 환자층을 고려해 물 없이 복용 가능한 구강붕해정(ODT) 제형에 대한 허가 심사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자큐보정의 치료 범위와 복약 편의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관계자는 "이번 적응증 확대는 자큐보정의 우수한 약효와 기전적 차별성을 입증한 의미있는 성과"라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 위에 후속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네수파립'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연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포트(Verified Market Reports)에 따르면 세계 P-CAB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2억달러(약 1조6504억원)로 추산되며,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9%로 성장해 2033년까지 25억달러(약 3조4402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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