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엘' 인수 후 첫 신제품···미세전류·LED 고기능 디바이스 출시화장품·디바이스·AI 융합 생태계···글로벌 시장 겨냥 체질 전환 본격화
이 같은 전략 변화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LG생활건강이 선택한 해법이다. 최근 뷰티 산업 내에서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스킨케어'가 새로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홈 뷰티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피부 상태 분석·맞춤형 화장품 추천·디바이스 기반 시술 등 다양한 기술 융합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자사의 R&D 역량과 프리미엄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이 흐름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업계 등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LG전자로부터 홈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프라엘(Pra.L)'의 운영권을 전면 이관받고, 곧바로 소형 신제품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를 출시하며 뷰티테크 사업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프라엘은 2017년 LG전자가 선보인 LED 마스크 기반의 디바이스 브랜드로, 한때 홈 뷰티 시장을 선도했으나 전자기기 중심 포지셔닝의 한계로 성장 정체를 겪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상표권과 SNS 채널, 마케팅 권한까지 모두 확보하면서 프라엘 브랜드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고, 이를 통해 프라엘을 '스킨케어 솔루션형 디바이스 브랜드'로 재정비할 계획이다.
신제품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는 LG생활건강이 뷰티테크 전환에 본격 착수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행보다. 립스틱처럼 작은 이 디바이스는 250마이크로암페어(μA) 수준의 미세 전류를 활용한 갈바닉 기술과 630나노미터 파장의 LED, 분당 8500회에 달하는 진동 기능을 탑재해 피부 탄력 개선과 유효성분 침투 효과를 높인다. 동시에 출시된 전용 화장품 '글래스라이크(GLASSLIKE)' 3종은 주름, 탄력, 잡티 등 다양한 피부 고민을 집중 공략하며, 디바이스 병용 시 효능이 극대화되도록 설계됐다. 나이아신아마이드 5%와 고함량 비타민C 유도체 등 고기능 성분을 포함한 점도 특징이다.
LG생활건강은 이 제품을 시작으로, 디바이스 단품 판매를 넘어서 화장품 소비까지 유도하는 리커링 구조를 본격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 AI 기반 피부 분석 기술을 접목해 소비자 맞춤형 뷰티 솔루션까지 제공함으로써, '화장품-디바이스-AI'가 결합된 뷰티 인텔리전스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현재 회사는 수백 건 이상의 기능성 포뮬러, 바이오 소재, 미세전류 응용 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해당 전략의 실행 기반 또한 탄탄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LG생활건강의 행보는 최근 에이피알(APR) 등 후발 브랜드들의 약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APR은 자사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통해 뷰티 디바이스 시장을 선점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이 제품은 미세전류를 활용해 피부 탄력 개선과 화장품 흡수를 돕는 기기로, 평균 20만~3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전용 화장품과 연계 사용을 유도해 높은 수요를 기록했다. 글로벌 홈 뷰티 시장의 성장 흐름과 맞물리며 '에이지알'은 APR 외형 성장의 견인차가 됐다.
LG생활건강이 시가총액 5조원 초반대에서 수년째 정체된 사이, APR은 2024년 2월 상장 당시 시총 1조8960억원에서 1년 4개월 만인 2025년 6월 5조3718억원까지 치솟았다. 같은 시기 LG생활건강의 시총은 5조3336억원으로 처음으로 APR에 2위 자리를 내주었다.
다만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글로벌 유통 인프라, 축적된 기술력 등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APR을 포함한 신흥 브랜드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궤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프라엘 운영권 확보는 단순한 브랜드 이관이 아니라, 화장품과 디바이스를 결합한 미래형 뷰티 사업의 시작"이라며 "고객의 스킨케어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융합 솔루션을 통해 뷰티테크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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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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