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판도 바꾼다···LMR 시장 '급부상'양극재 망간 비중 확대···코발트·니켈 사용 절감성능과 가격 동시에 잡은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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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소연의 배터리ZIP]입니다. 요즘 배터리 업계에선 '가성비 배터리'로 불리는 LFP 배터리가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싸고 안전한 것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있죠. 낮은 출력, 겨울철 성능 저하 같은 단점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기술을 찾는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름이 바로 'LMR' 배터리입니다. 과연 이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요? 지금 그 가능성을 짚어봅니다.
LMR 배터리, 이름부터 생소하시죠? 이름은 낯설지만, 전 세계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연구돼 온 기술입니다. 최근에는 시장에서 널리 쓰여온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높고, 가격은 비슷하거나 더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와 성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LMR 배터리는 어떤 기술적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망간을 많이 넣고 리튬을 더 집어넣어 만든 고(高)에너지·저비용 양극재 배터리입니다. 양극재 내 망간 비중은 최대 60~65% 수준으로, 가격이 비싼 니켈과 코발트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죠. 얼핏 보면 망간 중심의 배터리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구조 안에 리튬을 더 많이 담은 '리튬 과잉'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기존 양극재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긴 수명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중국이 주도해온 LFP 배터리는 안전성과 저렴한 가격 덕분에 보급형 전기차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겨울철 출력 저하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이는 배터리 내부 리튬 이온의 이동성이 낮은 저온 환경에서 더욱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영하 10도 이하 환경에서는 일반적인 주행 시보다 출력이 30~40%까지 저하될 수 있고, 급가속이나 고속 주행 시 전력 부족 현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단점은 혹한기가 긴 북미나 유럽 시장에서는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죠.
반면, LMR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구조적으로 출력 저하에 덜 민감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저온 성능에서도 LFP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LMR 배터리가 'LFP 이후를 준비하는 배터리'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LMR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과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갖췄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합니다. 망간 비중이 높은 만큼 제조 과정에서 리튬이 일부 용출되거나 가스가 발생해 배터리 수명을 낮출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가스 제어 기술과 구조 안정화가 핵심 기술 과제로 꼽힐 것으로 보이며, 실제 상용화를 위해선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법도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앞다퉈 LMR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LMR 배터리 상용화에 나섭니다. 양사는 오는 2028년부터 대형 전기 SUV와 전기트럭에 적용할 각형 LMR 배터리셀을 공동 개발 중이며, 양사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는 2027년까지 LMR 셀을 시범 생산하기로 했습니다.
포스코퓨처엠도 최근 LMR 양극재 양산기술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이 회사는 LMR 배터리가 높은 에너지 밀도와 경제성을 갖춘 차세대 제품이라며 보급형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제품으로 주력 육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최근 LMR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혔습니다. 먼저 GM은 오는 2028년 LMR 배터리를 채택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공식화했고, 포드 역시 2030년 이전 LMR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밝히며 2세대 LMR 배터리도 파일럿 생산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완성차 업계는 아직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실제 차량에 적용하려면 주행 특성, 가격 경쟁력, 공급망 안정성 등을 모두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특정 배터리 기술에 대한 우열을 나누기보다는, 차급별 상품 특성에 따라 경제성과 수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터리를 선정한다"면서 "각 프로젝트별로 배터리사들과 비딩 과정을 걸쳐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성능을 입증하고 얼마나 빠르게 상용화에 들어갈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MR 배터리는 업계 주장대로 가격은 LFP 수준이면서 주행거리가 더 길다면, 기존 LFP 시장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실제로 그런 스펙이 구현되고 전기차 업체들이 채택할지는 좀 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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