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확장·현장 채용 동시 진행으로 역량 강화국내 브랜드와 글로벌 협업 본격화대형 M&A 가능성 및 시장 주도권 경쟁 고조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징둥의 물류 계열사 징둥로지스틱스는 현재 인천과 경기 이천에 위치한 풀필먼트센터의 운영 담당자를 모집 중이다. 두 센터 모두 3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며, 현장 운영 인력 확충을 통해 수도권 전역의 12시간 내 배송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 센터는 글로벌 소비재(FMCG) 및 국내 뷰티 브랜드, 이천 센터는 펫커머스 업체들의 물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서울 본사 차원의 조직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징둥은 지난달 ▲통관 전문가 ▲물류 시스템 구축 매니저 ▲물류 운영 전문가 등 핵심 관리자급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일부 직무에는 5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했지만 업계의 높은 관심 속에 다수의 지원자가 몰렸다. 단순 운영 인력을 넘어 시스템 총괄 설계·운영 역량을 보강하려는 의도다.
서울 중구 공유오피스에 자리잡은 징동코리아는 지난해 말부터 1988년생 중국인 대표 쉬에 취인(Xue Qiuyin)이 이끌고 있다. 본사 인력 채용과 함께 조직 규모가 확대되면 물류에 이어 오프라인 거점 확보, 직매입형 이커머스 플랫폼 론칭 등으로 사업 모델이 다각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징둥은 자사 연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인천과 중국 우시를 잇는 정기 화물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보유 화물기 9대를 활용해 한국을 물류 허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물류를 기반으로 한 소비재 직구 확대는 물론, 역직구를 통한 한국산 제품의 중국 유통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국내 브랜드와의 협업도 강화되고 있다. 징둥은 지난 10일 마스크팩 브랜드 제이준코스메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자사 플랫폼 입점, 신제품 공동 개발, 글로벌 마케팅까지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징둥의 전략은 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는 결이 다르다. 테무(Temu)처럼 온라인 채널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까지 직접 관여하는 구조다. 본래 중국 내 전자제품 오프라인 매장으로 시작한 징둥은 이후 무인매장 'JD.ID X-마트'를 도입했고, 최근에는 베이징 시내에 백화점 규모의 대형 쇼핑몰 개장을 예고하며 오프라인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시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선 징둥이 국내 유통기업 인수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최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대형 M&A에 나설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홈플러스 인수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은 해외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징둥 등 중국계 기업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기반의 풀필먼트 구조는 국내에선 쿠팡만이 유일하게 안착시킨 모델"이라며 "징둥이 동일한 모델을 갖고 한국에 상륙한다면, 쿠팡 독주 체제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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