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앤에프 인수 타진···600억 규모 M&A소스 제조 내재화·공급망 안정성 강화 기대해외 수출 역량 확대···주가·실적 성장세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1일 소스 전문기업 지앤에프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가는 약 6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2015년 냉동식품업체 새아침(현 삼양스퀘어밀)을 인수한 이후 10년 만의 M&A다.
지앤에프는 농심과 오뚜기, 풀무원 등 국내 라면업체에 스프를 납품하고 코인육수를 생산하는 공급업체다. 지난해 매출 417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2.4%, 91.4% 오른 액수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02% 오른 29억원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지앤에프 인수를 통해 스프·소스 제조의 내재화를 이루며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현재 삼양식품은 소스 제조사 에스앤디에서 불닭볶음면 소스의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에스앤디는 불닭 원재료를 독점 공급하는 핵심 거래처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삼양식품과의 거래에서 올리고 있다. 불닭의 공급 확대를 위해 삼양식품이 밀양2공장을 증축하자 에스앤디도 지난해 160억원 규모의 공장증축 및 생산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생산 능력을 키웠다.
다만 삼양식품이 불닭 공급 확대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당장 불닭 소스 생산의 내재화를 이루는 건 다소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이보다 소스 사업 확장에 초점을 둔 투자라는 분석이다.
소스 사업은 삼양식품의 신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소스·조미소재 매출은 431억원, 이중 수출액은 259억원에 달했다. 소스 사업의 핵심은 역시 불닭이다. 삼양식품은 불닭소스를 중심으로 소스사업부문을 강화하고,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프 제조 능력을 확보한 만큼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라면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면뿐 아니라 소스·가정간편식(HMR)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지앤에프와의 납품 거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의 제품 및 원재료 생산에 역량이 집중되면 기존에 납품 중인 고객사의 공급망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앤에프 인수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라면에 이어 소스 사업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수출 역량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식품 수출 중 소스류는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18.4%로, 라면(24%), 아이스크림(23.1%)에 이어 세 번째 수출 성장 품목으로 꼽혔다.
올해도 삼양식품의 실적은 해외 매출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한 4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에서 80%에 달하는 비중이다. 이에 따라 1분기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25%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수요 증가로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밟고 있다. 지난달 준공한 수출 전진기지 밀양2공장으로 연간 8억3000개의 라면 생산 능력을 확보했고, 해외 첫 생산기지인 중국 자싱공장은 202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착공을 시작했다.
삼양식품의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5월 주가 100만원을 넘어서 '황제주' 반열에 올랐고, 지난달 주가 130만원대로 들어서며 식품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넘겼다. 지난 10일에는 장중 150만원을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강은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밀양 2공장에서 생산되는 불닭볶음면은 3분기부터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되며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1분기에 미국 일부 채널과 유럽에서 물량 부족으로 매출액 증가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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