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글로벌책임자 타이틀 달고 해외 신사업 적극 모색인도네시아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미국서도 증권사 인수베트남 성장세 '주춤' 인도네시아 '적자'···실적 개선 숙제
금융권에서는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든 만큼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김동원 사장은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 등을 찾아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은행·증권·자산운용까지 확장···글로벌 종합금융그룹 목표
김 사장은 한화생명에서 10년간 경영 수업을 지속하며 국내 생명보험사 '빅3'였던 한화생명을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시키는 데 집중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로 경력을 쌓은 김 사장은 2023년 2월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자리를 옮기며 당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최고글로벌책임자에 오르며 해외 인수합병(M&A)에서 광폭행보를 보였다. 동남아에서는 리테일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주에서는 플랫폼 기반의 투자 기능을 고도화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재계 6위 리포그룹과 끈끈한 관계가 돋보인다. 2023년 3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과 한화손해보험은 리포그룹으로부터 현지 손보사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했다. 2024년에는 한화생명의 손자회사인 한화투자증권이 리포그룹 계열의 중견 금융사인 칩타다나증권을 사들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칩타다나자산운용 인수도 추진 중이며 연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해 6월에는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했다. 한화생명은 리포그룹과 지난해 5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지 1년 만에 노부은행 지분 40% 인수를 완료했으며 이에 따라 단일주주 기준 최대주주로 등극해 경영권을 확보했다.
북미 자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31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Velocity Clearing, LLC)'의 지분 75% 인수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는 국내 보험사가 미국 증권시장에 진출한 최초의 사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융의 핵심지인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금융사로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디지털 금융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간 연결을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디지털에서 주춤한 김동원 M&A로 실력발휘···실적 회복은 숙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동원 사장은 앞서 경력을 쌓은 디지털 부문에서 캐롯손보의 실패를 경험한 만큼 글로벌 부문의 성과가 간절한 상황이다. 2019년 설립 당시부터 김 사장이 직접 주도했던 캐롯손보는 6년 연속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올해 상반기 한화손해보험에 흡수 합병됐다.
한화생명의 품에 안긴 해외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부분도 김 사장의 숙제로 남았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경우 최근 실적이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법인은 장기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2022년 270억1400만원, 2023년 470억7600만원, 2024년 447억3400만원의 순이익을 거뒀으며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29억84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올해 1분기에도 당기순이익이 28.3% 줄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2022년 12억31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뒤 2023년 69억2500만원으로 손실 폭을 키웠으며 지난해에도 64억48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법인의 당기순손실은 4억6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여건도 좋지 못하다. 한화생명은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이 지난해 말 164%에서 올해 1분기 154.1%로 하락했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 보다는 높지만 해약환급금 부담을 덜 수 있는 170%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이유로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도 했다.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은 6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하락할 전망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6.8% 낮은 1434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증권사들은 컨센서스 대비 20% 이상 낮은 1200억원대 순이익을 추정하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공격적 채널확보·신계약 판매 전략에도 불구하고 보유 보험계약마진(CSM) 성장이 경쟁사 대비 더딘 상황이며 주식시장, 금리변동에 따른 변액보험의 투자손익·CSM 변동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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