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8500억·신한 8000억·하나 2000억 매입·소각 발표4대 금융, 연내 주주환원율 30%~50% 가능성 높아"자사주 매입·소각, 단기적···미래 가치 제고 목표해야"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24일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당 920원 현금 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앞서 상반기 중 82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연간 총 3조1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주당 570원 현금 배당과 8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 및 소각할 계획을 공개했다.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은 올 하반기 중 6000억원, 내년 초 2000억원으로 나누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 자사주 6500억원을 매입·소각한 점을 감안하면 신한금융은 올해 주주에게 환원하는 금액이 2조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중 자사주 4000억원을 조기 매입했고 추가로 2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결의했다. 또 주당 배당금으로 913원을 결정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주주 친화적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안 등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2027년 주주환원율 50% 타깃은 고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안정적인 자본비율과 충분한 손실 흡수력 확보가 전제된다면 환원정책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은 없지만 앞서 2023년부터 3년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순차적으로 취득해왔다. 오는 9월 중 해당 자사주를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분기 배당으로는 200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추가 매입 여부는 시장 상황과 자본비율, 보통주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융지주가 자사주를 매입하고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 자체가 줄어들어 주당순이익이 높아지고 주주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로 이어진다. 4대 금융지주는 밸류업 정책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하여 총주주환원율 50%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총주주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합친 금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최근 빠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 2022년 20%~30%대에 불과했던 주주환원율은 올해 최소 3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KB금융은 올해 금융지주 가운데 최초로 총 주주환원율이 5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올해 46.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은 40%대에, 우리금융은 30%대에 안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 등을 바탕으로 한 밸류업 정책을 펼치는 과정에서 단기적인 결과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즉각적인 주가 부양 효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4대 금융의 주가가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속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배당 늘리기에만 집착해 단기 결과에만 매몰된 격"이라며 "당장의 결과만을 보고 만족하다가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 미래를 위한 투자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 또한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단기적인 접근 방식에 집중돼 있다며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과 투자자 모두 자사주의 매입 및 소각, 배당률 제고 등 단기적으로 PBR과 ROE를 높일 수 있는 주주환원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투자자와 기업에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업 성장을 통한 중장기적 가치 제고를 목표로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주자본비율과 주주환원율을 기계적으로 연계하는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전략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