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모바일 영향에 TV수요 침체 장기화중국 기업 저가 공세에 시장점유율도 흔들관세 우려 등 하반기 실적 불확실성 확대
5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에 따르면 이들의 TV 사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삼성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의 매출액은 7조원으로 전년대비 7% 하락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삼성전자는 생활가전(DA) 사업부와의 합산액만을 공개하는데 올해 2분기 양 사업부는 2000억원을 거둬들여 1년 전에 비해 0.3% 줄었다.
증권가 추정치를 참고하면 VD사업부와 DA사업부 모두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VD사업부의 영업이익과 DA사업부의 영업이익이 각각 1000억원씩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 추정치가 VD사업부 3000억원, DA사업부 2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VD사업부의 영업이익 축소 폭이 더욱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LG전자는 아예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에서 TV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 영업이익은 이미 올해 1분기 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러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액 4조3934억원, 영업손실 19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사업에서 나란히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은 수요 침체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를 겪은 탓이 크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발전하면서 꼭 TV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더구나 중국 경쟁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국내 전자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TV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남다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19년 연속 1위를 할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TV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0%로 1위다. 뒤이어 LG전자가 15%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옴디아가 올해 1분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출하량 기준으로 집계한 바를 보면 LG전자가 시장점유율 52.1%로 1위다.
삼성전자는 매출 기준, LG전자는 OLED TV 출하량 기준에서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약진으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작년 출하량 기준 합산 시장점유율에서 중국 업체들은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뛰어넘기도 했다. 옴디아에 의하면 작년 출하량 기준 합산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8.4%, 중국 TV 브랜드인 TCL·하이센스·샤오미가 31.3%였다.
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옴디아)도 삼성전자가 19.2%로 1위를 지켰으나, 2020년 21.9%에 달했던 것에 비해 낮아졌다. LG전자는 2020년 11.5%로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0.7%를 기록하며 4위로 주저앉았다. 2위와 3위는 각각 TCL(점유율 13.7%), 하이센스(11.9%)로 중국 업체들에게 내어주었다.
문제는 하반기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하반기는 미국발 관세 여파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별 상호관세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다. 추후 관세가 붙게 되면 국내 전자업체들에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의 경우 전체 TV 시장 수요는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환율 하락 우려로 전년비 소폭 하락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경학적 리스크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라든지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한 경영 환경상의 어려움은 연내에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에 삼성전자는 AI기능 등 시청 경험이 향상된 라인업 기반의 성수기 수요 조기 대응을 통한 매출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사업 전 부문의 역량을 집중해 운영 효율화 및 webOS 플랫폼 사업 성장세 강화, 글로벌 사우스 전략 추진 등 질적 성장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확산으로 TV에 대한 수요는 침체되고 있고 더 이상 필수 가전으로 보기도 힘들다"며 "이에 전자업체들도 라인업 다변화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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