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2상서 발작 억제 효과 확인···중도 탈락률 23% 변수로복수 병용 어려움 부각···시장 신뢰 흔들린 프락시스세노바메이트 시판 경험·병용 가능성 강점···SK 재조명
반면 유사한 기전을 가지면서도 이미 시판 중인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지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프락시스는 현지시간 4일 국소성 발작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탑라인 결과를 공개했다. 보르마트리진은 나트륨 채널을 조절하는 뇌전증 치료 후보물질로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제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8주간 투여 시 환자의 발작 빈도 중앙값은 56.3% 감소했고 발작이 50% 이상 줄어든 환자 비율은 67%에 달했다. 100% 발작 억제를 경험한 환자도 22%로 일부 환자에게는 사실상 완치 수준의 효과가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이상반응 발생률은 59%였으나 대부분 경증~중등도 수준이었고 중증 사례도 회복됐다.
그러나 시장은 보르마트리진의 높은 중도 탈락률(23%)에 주목했다. 프락시스 측은 "기존에 복용하던 항뇌전증약(AED) 용량 조절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약물 자체의 부작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용량을 줄인 환자군에선 탈락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뇌전증 치료에서 병용 요법은 매우 일반적이다. 전체 환자의 약 63%가 복수의 약물 치료가 필요한 만큼 기존 약물과의 병용 과정에서 탈락이 발생한 점은 보르마트리진의 실사용 가능성에 의문을 남긴다. 시장은 이를 약물 상호작용 문제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프락시스 주가는 발표 당일 전일 대비 14%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세노바메이트의 상대적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나트륨 채널과 GABA-A 수용체를 동시에 조절하는 복합기전 기반의 뇌전증 치료제로 미국 FDA 승인을 받아 현재 시판 중이다. 임상 결과에서 발작 빈도 감소율은 55%, 완전 발작 소실률은 28%로 보르마트리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뛰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세노바메이트는 실제 임상 및 시판 과정에서 병용 투여가 가능하고 중도 탈락률도 낮은 점이 강점이다. 시장에서는 "보르마트리진과 유사한 기전을 지니면서 안정성이 입증된 세노바메이트를 굳이 대체할 이유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이번 프락시스 발표는 세노바메이트의 간접 수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프락시스는 후속 임상에서 전략 수정도 예고했다. 2026년 상반기 개시 예정인 임상 3상에서는 기존 치료제를 점진적으로 감량한 후 보르마트리진을 단독 투여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병용 요법 변수 없이 약물 자체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도 탈락률 23%는 다소 높은 수치로 보일 수 있지만 명확한 기전이 밝혀진 만큼 3상에서 이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세노바메이트는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치료제로 당분간은 선점 효과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현정인 기자
jeongin0624@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