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손보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성장보험손익·신계약 증가 독보적···건강보험상품 차별화 앞세워 시장 영향력 공고화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은 실적 발표회를 통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1조39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 1분기 대형 보험사 3사 중 유일하게 실적이 증가한 데 이어 상반기에도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 한화생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5.4%, 30.8% 감소한 5824억원, 4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눈여겨볼 점은 본업인 보험손익의 개선이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보험손익은 8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이 줄었지만 증시 활황에 따른 투자손익으로 이를 만회한 다른 생보사들을 비롯해 대형 손보사까지 포함해도 삼성생명만 유일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실적 발표에서 이 같은 실적 호조 배경으로 신계약 증대를 꼽았다. 생·손보 업권 간 경쟁 심화 속에서도 상품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을 통해 보험사의 미래 이익을 나타내는 계약서비스마진(CSM) 기반 성장을 공고히 했다는게 삼성생명의 설명이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신계약 CSM 배수는 16.6배로 지난해 말 10.5배에서 5.1배 늘었다. 신계약 CSM 배수는 신계약 CSM 총액을 월납환산 초회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배수가 커질수록 상품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상품 신계약 CSM은 6530억원으로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했다. 전통적으로 손보사들이 강세를 보여온 제3보험 영역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제3보험은 생보나 손보 가운데 어느 한 영역으로 지정하기 어려운 상해보험, 질병보험, 간병보험 등을 말한다. 이에 보험업법에서는 양 업권 모두 제3보험 상품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주력 상품이던 종신보험의 소구력이 지속 하락하자 지난해부터 제3보험 상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적극적으로 경쟁에 나서는 상황이다.
실제 삼성생명은 올 초부터 차별화된 보장과 저렴한 보험료를 앞세운 상품들을 선보이며 제3보험 시장에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해 입원 수술 이력을 추가 고지할 경우 일반 고지 상품군 대비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운 The라이트건강보험이 대표적이다. 같은달 업계 최초로 항암중입자방사선 치료를 보장하는 특약을 해당 상품에 탑재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생보사들은 제3보험 시장에서 손보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며 "손보사에 비해 판매 기간이 짧아 개별 위험률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 상반기 삼성생명이 건강보험 비중 확대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두면서 양 업권의 격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좁혀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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