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과 1.7조 규모 한국형 특수임무기 시장 도전항공기 개조·방산기술 융합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은 적의 방공망과 무선 지휘 통신체계를 마비·교란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전자전기는 적의 항공기 및 지상 레이더 등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고 통신체계까지 마비시킬 수 있어 현대 전장의 필수 장비로 꼽힌다.
실제 '사막의 폭풍' 작전이나 1·2차 걸프전에서 다국적군 전투기들의 첫번째 목표가 이라크군의 레이다를 강력한 전파로 무력화하는 것이었다. 현대전에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고 적군의 방어능력을 없애는 매우 중요한 무기체계다.
이 기술은 국가전략 핵심으로 분류돼 타국에 이전 및 공유가 매우 어렵다. 국내 개발에 성공할 시 향후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전기 시장 규모는 올해 80억 달러에서 연평균 7% 성장해 2033년 14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군용으로 개조해 전자전기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군이 요구하는 고도와 속도, 작전 지속시간 등을 고려하면 신규 기체 개발보다 기존 플랫폼 개조가 더 빠르다는 판단에서다.
민항기를 개조해 운용하는 경우는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에는 전혀 없을 만큼 세계적으로도 고난도 사업으로 평가된다. 국내 사업은 캐나다 봄바르디어의 G6500을 전자전기 기체로 활용하고 재머(JAMMER) 등 전자파 교란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이뤄 9월 초 최종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항공기 기체 개조 및 제작을 맡고, LIG넥스원은 체계 개발과 전자전 장비 개발 및 탑재 등의 업무를 각각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은 현재 전자전기 개발이 가능한 기업으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KF-21 통합전자전 장비, 차세대 함정용 전자전 장비, 잠수함용 전자전 장비, 신형 백두정찰기 전자정보 임무장비 등 국가 전략무기 전자전 장비 개발을 해 온 방산기업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민항기 부품제작과 군용기 성능 개발 및 정비, 무인기 개발, 민항기 중정비 및 개조 등이 가능한 항공사다.
특히 대한항공은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백두 1차 사업 등 유사한 사업을 수행하며 민간항공기를 군용화한 후 항공기 안정성을 확인하는 '비행안전 적합 인증(감항인증)'을 확보했다.
지난 2020년~2023년에는 보잉 B777 여객기 10대와 에어버스 A330 6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감항인증을 획득했다. 또 공중급유기와 대통령 전용기의 운영과 정비를 지원하며 민항기 파생형 특수항공기에 대한 경험을 축적했다. 지난 5월에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UH-60 다목적 헬기 성능 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바 있다.
부산 테크센터와 대전 연구개발(R&D)센터 내 약 100명의 특수임무기 전문 인력과 무인기, 우주발사체, 미래 항공교통(AAM) 등 연구 인력도 지니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전자전기 사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전"이라며 "대한항공이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로 우리 군의 첨단 전력 확보에 앞장서고, 나아가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업에는 한화시스템-KAI(한국항공우주산업) 컨소시엄도 참여 의사를 밝히며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참여업체들은 내달 초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고, 10월 중 최종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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