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보험손익 전년比 반의 반토막여력 부족에도 보험료 낮춰 부담 심화대체부품·경상환자 과잉진료 등도 여전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개 대형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보험손익은 1267억원으로 전년 동기(4281억원) 대비 70.4% 급감했다.
5곳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악화한 모습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화재는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이 3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0% 급감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과 KB손보도 각각 166억 원, 86억 원의 손익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약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DB손보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777억 원에 그쳤고, 메리츠화재는 6억 원까지 줄었던 적자 폭이 오히려 65억 원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하반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5개 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2.0%로 전년 동기(81.8%) 대비 10.2%포인트(p) 급증했다. 대형 손보사들의 7월 평균 손해율이 90%를 넘어선 것은 202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악화가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분위기다. 경영 부담 등으로 보험료 인하 여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에도 올해 손보사들이 잇따라 수익원인 보험료를 내렸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관련 요율 검토를 거쳐 올 초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각각 1.0%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DB손보가 0.8%의 인하율을 발표했고 현대해상, KB손보도 각각 0.6%, 0.9%로 보험료를 낮추기로 했다. 이는 당시 금융당국의 물가 안정을 위한 상생금융 동참 주문에 따른 조치다.
보험사들은 2021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여파로 행락객이 줄면서 자동차 운행량, 사고율 등이 줄어 적자 구조에서 벗어났다. 이에 이듬해부터 4년 동안 연속으로 보험료를 인하해 왔다. 다만 이같은 일시적 요인이 거의 사라진 최근까지 보험료를 낮춰온 만큼 적자 전환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기에 자동차보험료 인하 외에도 손해율 상승 요인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적자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고비용 구조의 정비요금 완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체부품 인증 제도 활성화가 대표적이다.
대체부품 인증 제도는 국내 순정부품 위주 수리산업 구조 개선과 소비자 편익 도모 차원에서 정부가 도입했다. 앞서 지난달 자동차 수리 시 보험사들의 품질인증부품 제공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동차보험 약관 개정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이 순정부품 차액 부담과 대체부품의 낮은 신뢰도 등을 이유로 국회전자청원 등을 통해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들이 특약 가입을 통해 수리 시 부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안을 제시하며 한 발 물러섰지만, 당초 개정 취지였던 대체부품 인증 제도 활성화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다른 손해율 상승 요인인 경상환자 과잉진료 누수 문제 등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등 4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해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치료비와 병실료는 각각 1조8263억원, 1552억원으로 각각 3.0%, 17.0% 늘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3년 경상환자 대책 시행 첫해에는 치료비와 향후치료비가 감소하는 등 제도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해 다시 치료비가 증가하고 향후치료비는 소폭 감소에 그쳐 제도개선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상환자 보상제도의 합리성을 제고하고, 보편타당한 보상제도 확립을 통해 자동차보험 신뢰도 제고를 위한 후속 과제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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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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