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아닌 '전략적 재편'··· 1조3000억 실탄 확보베트남·미국·일본 공략 박차··· 해외 매출 3조원 목표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수소·소재' 집중 투자
구조조정 아닌 전략적 재편···비핵심 자산 매각 통해 실탄 확보
롯데는 수년째 지속된 수익성 저하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실제 지난 6월,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고 단기등급도 함께 떨어졌다. 이에 그룹은 핵심과 비핵심 사업을 분리하고 자산 효율화와 재무 안정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케미칼은 2024년 10월 루이지애나 법인 지분 40%를 PRS(주가수익스왑) 방식으로 활용해 6626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2025년 3월에는 인도네시아 법인 지분 일부를 PRS로 전환, 6500억원을 추가로 조달했다. 파키스탄 법인과 일본 레조낙 지분 매각을 포함해 총 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도 비핵심 및 저효율 자산 매각이 진행됐다. 지난 3월, 롯데렌탈 지분 56.2%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1조6000억원에 매각했고 이 외에도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L7 강남 호텔, 코리아세븐 ATM사업 등에서 수천억원 규모의 자산 정리를 마쳤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단순한 구조조정이 아닌 전략적 재편의 일환"이라며 "확보한 자금은 각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재투자된다"고 밝혔다.
동남아 성과 기반, 글로벌 확장 본격화
롯데는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에선 외식·유통·호텔 분야에서 현지 기반을 다졌고 롯데마트는 15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8.9% 증가해 수익성도 입증됐다. 롯데쇼핑 베트남 법인은 최근 3년간 매출이 연평균 17.9%씩 증가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해외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식 부문에서는 롯데리아가 베트남에서 258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지난 8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첫 매장을 열고 'K-버거'를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으로의 추가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도 직접 말레이시아 진출 계약식에 참석하며 해외 사업 확대를 이끌고 있다. 업계는 이를 경영승계 과정의 일환이자 글로벌 전략 추진의 가시적 행보로 보고 있다.
호텔 부문에서도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지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7월에는 미국 맨해튼의 '더 뉴요커 호텔'을 리브랜딩 오픈하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가속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39개 체인 호텔을 운영 중이다.
핵심 분야 투자 병행···바이오·수소·소재로 신성장 모색
롯데는 기존 사업 정리와 동시에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바이오, 수소, 전기차 소재를 차세대 핵심 축으로 삼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BMS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CDMO 사업에 본격 진출, 국내에도 2030년까지 총 36만 리터 규모의 메가플랜트 구축을 추진하며 글로벌 톱10 진입을 노리고 있다.
수소 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주도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청정수소 120만 톤 생산 및 유통, 연매출 5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울산에서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의 상업 가동을 시작했으며 향후 4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소재 부문에서도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고부가 동박, 양극재, 전해액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해 실리콘 음극재용 동박 생산에 돌입하며, 글로벌 수요 대응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2024년 말부터 그룹의 성장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선별적으로 정리하고, 확보한 자금을 신성장 사업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며, "해외 시장 확대와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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