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공적자금 9000억원 회수 더뎌···"25년간 12% 회수 그쳐"

"전액 회수까지 약 200년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행 외경

한국은행이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출자한 공적자금의 회수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은의 공적자금 누적 회수율은 12.1%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약 5.3%였던 회수율은 2021년 5.6%, 2022년 7.1%, 2023년 8.2%, 2024년 9.9% 등으로 소폭 상승해왔다.

앞서 한은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과 2000년 각각 7000억원, 2000억원 등 총 9000억원을 한국수출입은행에 출자한 바 있다.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출입 금융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수출입은행에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한은은 추후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배당을 받는 방식으로 출자금을 돌려받고 있다.

매년 배당 규모는 수출입은행 실적 등에 따라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회수액을 살펴보면 2020년 82억7000만원, 2021년 29억4000만원, 2022년 135억원, 2023년 95억5000만원, 2024년 154억2000만원 등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까지 197억7000만원으로 회수액이 늘었지만 여전히 회수해야 할 규모는 8000억원에 달한다. 첫 출자부터 올해까지 약 12% 돌려받은 점을 감안하면 전액 회수까지는 약 200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박성훈 의원은 "한은의 회수 의지가 의문"이라며 "소극적으로 배당에만 의존하지 말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해 국민 앞에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