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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석화보다 첨단소재'···LG화학, 설비투자 판 뒤집었다

산업 에너지·화학

'석화보다 첨단소재'···LG화학, 설비투자 판 뒤집었다

등록 2025.09.26 06:00

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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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첨단소재 투자 6558억···석화의 1.8배신학철 부회장의 '체질개선' 전략 반영된 듯美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등 사업 집중 드라이브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투자의 무게추가 석유화학에서 첨단소재로 옮겨갔다. 전체 투자 규모를 줄이자는 기조에도 첨단소재는 예외적으로 확대하며 공급 과잉에 흔들리는 기초소재 대신 성장성이 높은 스페셜티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첨단소재 부문에 6758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 상반기(2687억원)보다 151.5% 늘어난 규모로 올해 상반기 전체 설비투자액의 63%나 차지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첨단소재 투자가 석유화학 부문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LG화학은 같은 기간 석유화학 부문에 3778억원을 투입했는데 첨단소재 투자액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석유화학 부문이 가장 많은 투자를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에도 석유화학에 1조1472억원, 첨단소재에 1조246억원을 투자하며 매 분기마다 석유화학에 집중해왔다.

이 같은 변화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석유화학 업스트림(기초소재) 비중을 줄이고 미래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체질 개선'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부회장은 2030년까지 3대 신사업에서 40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 중 첨단소재에만 30조원을 배정해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현금흐름 우려도 있었지만 첨단소재 부문만은 예외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2조5000억~2조7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했지만 우선순위 조정을 통해 1조원 이상 줄여 타이트하게 가져갈 것"이라며 보수적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이 발언대로라면 올해 LG화학 전체 설비투자는 1조원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첨단소재에 대해서는 우선순위 투자를 택한 셈이다.

올해 LG화학은 첨단소재 부문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착공에 들어간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이 있다. 연간 6만톤 생산 능력을 갖춰 미국 내 최대 규모가 될 전망으로 이차전지 소재 업체 중 현지 가동 중인 공장이 전무한 상황에서 사실상 첫 번째 양극재 공장이 된다. 당초 2026년 상업 가동이 목표였지만 현재는 연내 조기 가동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테네시 공장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국내 구미 양극재 공장의 지분 구조도 조정했다. LG화학은 기존 중국 화유코발트 지분을 줄이고 토요타 통상이 새로 25%를 확보하게 했다. 이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며 북미 배터리 고객사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전구체 사용 없이 금속을 직접 소성해 만드는 '전구체 프리' 양극재 양산에 돌입했다. 성능·비용·친환경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LG화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첨단소재 매출 비중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이다. 첨단소재 매출 비중은 2019년 14.4%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상반기 기준 5.6%까지 떨어졌다. 업계는 미국 공장 조기 가동 등 가시적 성과가 더해질 경우 하반기부터 첨단소재 매출 비중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 통상이 구미공장 지분을 확보한 데다 전구체 프리 양극재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가공비 절감과 중국 전구체 의존도 축소가 가능해졌다"며 "이를 통해 미국 규제 대응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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