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업 신뢰 훼손·K-방산 국익 저해
HD현대중공업은 30일 입장문을 통해 "중차대한 시기, 주요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칠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 데 대해 방사청은 어떠한 충분한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며 "강력히 유감을 표하며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방사청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HD현대중공업 보안사고에 대한 보안감점 적용 기간을 올해 11월 18일에서 내년 12월 6일까지 1년 이상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1.8점 감점은 11월 종료되고, 이번 감점 부과에 따라 내년 12월까지 1.2점 감점을 적용받게 된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울산지검은 2020년 9월 24일 보안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 직원 12명 중 9명을 기소했다. 이들 가운데 8명은 2022년 11월 19일 판결이 확정됐고, 나머지 1명은 검찰이 항소해 2023년 12월 7일 최종 판결이 확정됐다.
당초 방사청은 두 사건을 동일 사건으로 보고, 보안사고 감점 규정에 따라 감점을 적용했다. 그러나 최근 내부 법률 검토 결과 기밀의 종류나 형태에 차이가 있다고 보고 두 사건을 분리해 보안 감점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그동안 방사청은 관련 규정을 근거로 동일사건에 여러 명이 관련됐거나 복수의 사건으로 처벌받은 경우 다수의 확정판결이 있더라도 최초로 형이 확정된 2022년 11월 19일부터 3년간 보안감점 조치를 내린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방사청은 2021년부터 2022년말까지 기존의 보안감점 규정을 개정했다. 기소된 직원마다 다른 날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예측할 수 없는 과도한 제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여러 명이 기소된 경우(동일사건이나 복수의 사건)에는 0.5점을 가중하되 '최초 형 확정시부터 3년간'만 감점하겠다는 취지로 관련 내규를 개정했다.
당시 HD현대중공업 임직원의 보안사고는 '하나의 사건번호'로 기소됐다. 이에 방사청은 '동일 사건에 복수의 인원이 관련되거나 복수의 사건에 대한 보안감점 가중 취지'에 따라 0.5점을 가중하되, 최초 형 확정일인 2025년 11월 19일까지가 보안감점 적용일이라고 HD현대중공업 측에 통보했다. 또 대외적으로 수차례 공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보안감점 종료를 앞둔 시점에 방사청이 새로운 정황이나 법적 근거 혹은 합리적, 상식적 설명을 결여한 채 동일 사건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HD현대중공업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의견 제출 기회를 부여하지 않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일방적 공표라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이미 공식적으로 모든 처분이 내려져 사안이 종결됐음에도 '차세대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KDDX)' 사업 추진 방식의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배경에 강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사청의 이번 행위는 국가안보의 핵심 중추인 방위산업을 책임지며 헌신해 온 기업에 대한 심각한 신뢰 훼손 행위"라며 "K-방산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국익 훼손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은 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 하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 재검토를 요청하고,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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