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순익 2조2599억원, 전년比 1.8%↓···4대금융과 대조적 NIM 하락에 은행 이익 축소···비은행 선전에도 수익성 한계중장기 컨설팅 본격화···내우외환 속 포트폴리오 재편 숙제로
31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599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020억원)보다 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농협금융의 수익성은 되레 떨어졌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5조8124억원으로 전년 동기(14조3235억원) 대비 10.4% 증가했다. KB금융(5조1217억원)과 신한금융(4조4609억원)은 각각 16.6%, 10.3% 늘었고 하나금융(3조4334억원)과 우리금융(2조7964억원)도 각각 6.5%, 5.1% 증가했다.
3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농협금융의 순이익은 6312억원으로 전분기(9146억원)보다 31%(2834억원) 급감했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 하락과 예금금리 경쟁이 겹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1.67%로 하락했고,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4조3757억원에 그쳤다. 농협은행의 이익 기여도가 줄면서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셈이다.
비이자이익은 1조8766억원으로 20.6% 증가하며 수익성을 일부 방어했다. 증권 부문에서는 유가증권 운용이익과 수수료 수익이 늘었으나 보험·캐피탈 부문은 충당금과 리스크 비용 부담이 여전했다. 판관비는 3조9115억원으로 전년보다 2188억원 증가했고, 인건비와 디지털 시스템 강화 비용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8%로 전년말 대비 0.10%포인트 개선됐고,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86.4%로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농협은행도 연체율 0.46%,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23%를 기록하며 건전성을 지켰다.
농협은행 누적 순익 4.6% 감소···NIM 하락세 뚜렷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1조5796억원)이 전년 동기(1조6561억원)보다 4.6% 감소했다. 대출채권이 340조4000억원으로 3개월 만에 7조8000억원(2.4%) 늘었지만 NIM이 지난해 9월 1.91%에서 올해 9월 1.67%로 하락하며 이자이익도 3.2% 줄었다.
충당금 전입액은 3348억원으로 전년보다 36.4% 감소했다. 하지만 이익 규모 축소가 뚜렷해 그룹의 전반적인 수익성 둔화를 막진 못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보다 29.7% 늘어난 748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비이자이익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다만 농협생명은 2109억원으로 14.9% 줄었고, 농협손해보험도 1219억원으로 12.1% 감소하며 보험 부문 부진이 이어졌다.
NH농협캐피탈은 874억원으로 23.3% 증가해 선방했지만 NH저축은행은 적자 전환(-172억원)했다. 비은행 계열의 실적은 선전했으나, 보험 손해율과 판관비 부담이 겹치면서 그룹 차원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농협금융의 불리한 수익 구조는 이미 오래된 과제로 지목돼 왔다. 농업인·지역 중소기업 대상 여신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고 수익성이 낮은 차주가 많아서다. 경기 변동에 따라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농업지원사업비와 출연금 등 비금융 비용도 순이익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자이익 중심 구조를 전환하지 않으면 4대 금융과의 수익성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지난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우리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순이익 3위에 올랐던 농협금융은 다시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4위를 유지했지만 3분기 들어 우리금융이 급반등하며 격차가 벌어졌다.
중장기 컨설팅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주목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이찬우 회장이 추진 중인 중장기 컨설팅 작업에 기대가 쏠린다. 농협금융은 지난 5월 이재호 전략기획부문 부사장 주재로 PwC컨설팅·EY컨설팅·삼일회계법인과 함께 '농협금융 중장기 전략 컨설팅'에 착수했다. 이 컨설팅은 3분기까지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핵심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 ▲비은행 부문 수익성 제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중심으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농협금융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범농협 수익센터 역할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손익 성장뿐 아니라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한 중장기 자본관리 체계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객 중심 혁신을 이루기 위해 과감하고 실행력 있는 전략을 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최근 농협생명 리베이트 의혹, 일부 지역농협의 비리 사건 등으로 대외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며 지배구조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는 모양새다. 이 회장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내우외환을 수습하고 수익성 개선과 미래경쟁력 제고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여신 중심의 전통적 모델에서 벗어나 비은행과 고객 중심 사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게 시급하다"며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 실행력을 바탕으로 시장과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나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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