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에피스홀딩스, 상장 한 달 만에 '두 배'···모회사 로직스 시총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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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피스홀딩스, 상장 한 달 만에 '두 배'···모회사 로직스 시총 넘본다

등록 2025.12.16 15:49

김호겸

  기자

유럽·미국 시장 확장으로 R&D 성장세 부각에피스홀딩스 실적 개선과 성장 전략 주목

삼성에피스홀딩스, 상장 한 달 만에 '두 배'···모회사 로직스 시총 넘본다 기사의 사진

지난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분할돼 상장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가가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모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된다. 단순한 구조 재편이 아니라 그룹 내 가치 중심축이 생산에서 연구·개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기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2%(3000원) 오른 71만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한때 75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도 이날 한때 180만원선을 탈환하기도 했다.

분할 초기 시장에서는 삼성에피스홀딩스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다. 주가가 상장 첫날인 11월 24일 시초가보다 28% 떨어진 4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회사가 구체적인 성장 전략과 실적 모멘텀을 제시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상장 약 1주 뒤인 12월 2일에는 주가가 40만원선을 회복하며 약 2주 내 30만원 넘게 올라 시초가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에피스홀딩스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과 함께 '연구개발(R&D)형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4410억원과 영업이익 12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4%, 90% 늘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의 직판(Direct Sales)을 확대했고 미국에서도 PBM(약품급여관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30년까지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 10개 이상 개발 착수, 유럽 시장점유율 1위, 미국 2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우며 후속 제품군 개발(b키트루다, b듀피센트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신약 후보물질 급성췌장염 치료제(SB26)를 중심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벤처투자도 신약 플랫폼 고도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이 공동으로 조성한 바이오 펀드가 인공지능(AI) 단백질 치료제 개발사 제너레이트바이오메디슨과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기업 브릭바이오 등에 투자하면서 에피스홀딩스의 기술 생태계 확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캐시카우'와 '신약 플랫폼 연구'의 투트랙 전략이 시장에서 기술기업 프리미엄을 부여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여전히 글로벌 위탁생산개발(CDMO) 업계의 절대 강자다. 올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늘어난 4조5292억원,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2조1034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OPM)은 46%를 상회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5공장 가동과 함께 미국 현지 생산기지 구축이 예고돼 있다. 세계 1위 CDMO인 론자보다 성장률·마진률이 높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다만 생산 효율 중심의 안정적 수익 구조에 비해 에피스홀딩스는 연구·개발 단계의 확장성과 기술 가치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점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산업이 대량생산보다 기술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삼성 바이오 밸류체인의 중심축이 이동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신약 플랫폼 확보에 성공하면 모회사에서 자회사로의 가치 역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 기반에 플랫폼 기술과 신약 후보가 더해지면 최근 주가 상승은 단순한 재상장 효과가 아니라 방향 전환의 신호로 해석된다는 분석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통해 신약 플랫폼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며 "R&D 투자에도 불구하고 기업인수가격배분(PPA) 상각에 따른 이익 감소는 향후 3년에 걸쳐 약 3700억원 규모의 내부거래 미실현이익 인식으로 일정 부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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