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알리글로, 美서 1억달러 눈앞···GC녹십자 핵심 동력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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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글로, 美서 1억달러 눈앞···GC녹십자 핵심 동력 부상

등록 2026.01.14 11:11

이병현

  기자

미국 시장 성공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 확대혈장 내재화와 생산능력 증설 등 중장기 전략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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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가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아이)의 미국 시장 안착을 기반으로 실적 성장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가고 있다. 알리글로가 예상보다 빠른 처방 확산 흐름을 보이면서, 백신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더 안정적인 글로벌 처방 매출 모델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국내외 투자자,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IR에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성과와 중장기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알리글로는 출시 1년여 만에 연매출 1억달러(약 1474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82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4분기에는 6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 매출 가이던스로 1억6000만달러(약 2359억원)를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실제 수요 흐름을 감안할 때 추가 상향 여지도 열려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IVIG) 제제로, 혈장을 원료로 하는 혈액제제 의약품이다. 국산 혈액제제 가운데 최초로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2024년 하반기 미국 출시 이후 첫해 매출은 3600만달러(약 530억원)를 기록했으며, 이후 처방 확대 속도가 본격화하며 빠른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

초기에는 전문약국(Specialty Pharmacy)을 중심으로 유통·처방이 이뤄졌지만, 올해부터는 병원과 클리닉·인퓨전센터까지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미국 IVIG 시장 내에서 아직 침투율이 낮았던 인퓨전센터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신규 환자 유입 여지가 커졌다고 설명한다. 이는 단순 매출 증가를 넘어, 장기 처방 기반을 확대하는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알리글로의 성장세는 GC녹십자의 실적에도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GC녹십자의 매출은 6095억원으로 분기 사상 처음 6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약 1조493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 넘게 성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45억원으로 50%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알리글로 매출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린다.

시장에서는 알리글로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GC녹십자의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GC녹십자는 백신 비중이 높아 계절성과 정책 변수에 실적이 크게 좌우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알리글로는 미국 처방 시장을 기반으로 한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갖고 있어,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의 원가 구조 개선을 위해 미국 현지 혈액원 운영사인 ABO홀딩스를 인수하고 혈장 원료 내재화에 나섰다. 현재 미국 내 8개 혈액원 가운데 6곳이 운영 중이며, 향후 전부 가동될 경우 알리글로 생산에 필요한 혈장의 약 80%를 자체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혈장 내재화는 단순한 원료 확보를 넘어 관세 리스크 완화, 물류비 절감, 환율 변동 영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혈액원 투자와 초기 운영 비용 부담으로 자회사 적자가 이어졌지만, 가동률이 상승하고 운영 효율이 개선될 경우 원가율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알리글로 성장에도 GC녹십자의 체질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온다. 회사는 매년 4분기 연구개발비와 임직원 인센티브 집행이 집중되며 반복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는 알리글로 매출 효과로 적자 폭이 줄어들거나 예년과 달리 흑자전환 했을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지만, 개선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른 변수는 생산능력이다. 현재 공장에서 생산 가능한 알리글로 규모는 연간 약 3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미국 시장 수요를 감안할 때 추가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공장 신설 또는 기존 시설 내 라인 증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C(피하주사) 제형 개발까지 병행할 경우, 중장기 투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속 파이프라인 역시 장기 성장 동력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대부분 임상 초기 단계이거나 성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당분간 알리글로 단일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2025년은 알리글로 매출 1500억 달성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며, "이는 미국 법인과 세일즈 현장을 이끈 글로벌 사업본부, 품질과 생산을 담당한 오창공장, 기술적 이슈를 해결해 준 R&D 부문 노력의 공"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 성공은 명확한 방향 설정과 가치에 대한 믿음, 꾸준함의 결과이며,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조연인 아닌 주연으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알리글로의 연간 가이던스 1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관세 리스크의 실질적인 해소와 환율 상승이 긍정적이나 자회사 정리 과정으로 영업 이익이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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