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11%대 이익률, 지금은 2%대'PI' 도입에도 70만원에 그친 포스코불황 길어지자 기대감 마저 사라져
국내 철강업계 직원들이 전년보다 줄어든 성과급을 받아들고 체념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장에 찍힌 숫자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불만을 드러내기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실적 부진이 구조화된 국면에서 성과급 축소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한때 '산업의 쌀'로 불리던 철강업의 위상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경기 사이클은 돌고 돈다지만, 역대급 침체를 겪고 있는 현장 직원들은 성과에 대한 기대 자체를 내려놓은 모습이다. 불황이 길어질수록 초호황기를 누렸던 과거의 기억은 더욱 선명한 대비로 다가온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국내 철강사들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2021년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연간 영업이익 9조238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각각 2조4475억원, 80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축포를 쐈다. 당시 철강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1.4%로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성과급 규모도 파격적이었다. 포스코는 흑자 시 연간 성과급 800%를 지급하는 구조에 더해 경영성과급 180%를 추가로 지급했다. 현대제철은 기본급 200%에 770만원을 더했고, 동국홀딩스는 기본급 300%와 함께 노사화합 격려금 2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 상승폭 역시 상당했다.
그러나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중국발 저가 철강재 유입이 겹치며 철강 3사의 실적은 빠르게 꺾였다. 2024년 기준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19%까지 떨어지며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실적 부진은 곧바로 성과급 축소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PI(생산성 성과금) 제도를 적용했으나,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탓에 1인당 평균 지급액은 70만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성과급을 정액 200만원으로 축소했고, 온누리상품권 등 추가 지급도 없었다. 현대제철은 기본급 300%에 500만원을 더해 지급했지만, 이는 실적 반영보다는 임단협에 따른 보전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반도체·조선·방산 등 초호황을 누리는 업종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4조750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1인당 평균 1억원 이상의 성과급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 역시 업황 반전에 힘입어 대규모 성과급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철강업이 조선업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역전된 구도는 철강업계 직원들에게 씁쓸한 대비로 다가온다.
최근 정부가 '철강 살리기'에 속도를 내면서 일말의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른바 K-스틸법 제정을 계기로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다만 정책 효과가 실제 산업 회복과 현장 체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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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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