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롯데그룹, 사업재편 시계 제로···신동빈 회장, 막힌 자금줄에 발만 동동

유통 채널

롯데그룹, 사업재편 시계 제로···신동빈 회장, 막힌 자금줄에 발만 동동

등록 2026.01.30 07:12

조효정

  기자

공정위 결정 대규모 자금 유입 차단구조조정 로드맵 차질 불가피사모펀드 인수 제한 여파, 재무 안정성 주목

롯데그룹, 사업재편 시계 제로···신동빈 회장, 막힌 자금줄에 발만 동동 기사의 사진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매각 불허'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재무 구조 개선의 핵심 고리였던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 유입이 차단되면서 신동빈 회장이 진두지휘해온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로드맵 전체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 '독과점 우려'에 매각 제동···유동성 확보 '비상'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6일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에 대해 '결합 금지' 결정을 내렸다. 어피니티가 이미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를 보유한 상황에서 1위인 롯데렌탈까지 인수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해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결정은 롯데그룹에 뼈아픈 실책이 됐다. 앞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지난해 3월 롯데렌탈 지분 56.2%를 1조6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 8월 비상경영 체제 돌입 이후 단일 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자산 유동화 작업이었다.

특히 호텔롯데의 경우 유입될 대금을 믿고 롯데건설(1500억원 후순위 대출), 롯데글로벌로지스(800억원 풋옵션 소화) 등 계열사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현재 호텔롯데의 총 차입금은 8조3000억원대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4조5000억원이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이다. '믿었던 구석'인 매각 자금이 막히면서 자금 운용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첫 단추'부터 꼬인 합병 로드맵···케미칼·컬처웍스 연쇄 차질 우려


문제는 이번 롯데렌탈 매각 불허가 롯데그룹이 추진 중인 전방위적 사업 구조조정의 '첫 단추'였다는 점이다. 현재 롯데그룹은 복수의 계열사 합병 및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나 이번 결정으로 향후 행보에도 짙은 먹구름이 끼게 됐다.

우선 석유화학 업황 부진 타개를 위해 추진 중인 롯데케미칼의 사업 재편이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안을 내놓고 현재 공정위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렌탈 사례처럼 '독과점' 잣대가 엄격히 적용될 경우 로드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영화관 계열사인 롯데컬처웍스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메가박스중앙과의 합병 성사 시 상영관 수와 지역별 점유율에서 1위인 CJ CGV를 압도적으로 추월하게 된다. 공정위가 롯데렌탈에 적용했던 '경쟁 제한성' 논리를 그대로 들이댈 경우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 '53조 부동산' 카드 꺼냈지만···시장 신뢰 회복이 관건


롯데그룹은 자산 건전성을 강조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룹 측은 "현재 유동화가 가능한 우량 자산을 포함해 총 53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13조원 수준의 가용 현금성 자산도 확보한 상태"라며 "롯데렌탈 지분 매각이 지연되더라도 그룹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차질 없이 추진하며 재무 안정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롯데렌탈 지분 매각 불허 배경에 사모펀드(PEF)에 대한 공정위의 부정적 시각이 확인된 점도 걸림돌이다.

공정위는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가격 인상 제한 등 행태적 조치의 영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이는 향후 롯데가 다른 비핵심 계열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하려 할 때도 동일한 논리에 부딪힐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 온 포트폴리오 재편이 동력을 잃지 않으려면 롯데렌탈 매각 지연을 상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신속한 자금 조달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