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반복되는 지배구조 수술···당국 '칼질'에 주총 앞둔 금융지주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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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지배구조 수술···당국 '칼질'에 주총 앞둔 금융지주 초긴장

등록 2026.01.30 07:13

이지숙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 재차 지배구조 손질에도 '미흡' 평가 국민연금 영향력 확대·사외이사 단임제 도입 가능성"주주보다 금융당국 입맛 맞추려 한다" 비판도 제기

반복되는 지배구조 수술···당국 '칼질'에 주총 앞둔 금융지주 초긴장 기사의 사진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은 금융권의 '해묵은 논란'이다. 2016년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금융당국 수장들은 취임 후 금융지주의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재차 경고장을 날리는 일을 반복했다. 금감원은 2016년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 2018년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발표한 데 이어 2023년에는 지배구조에 대한 모범 관행을 발표했다. 이어 3년 만에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재차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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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 문제, 금융권 오랜 논란

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 압박 지속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승계 투명성 강조

현재 상황은

금융당국, 지배구조 선진화 TF 재가동

사외이사 단임제, 국민연금 역할 강화 등 논의

주주총회 앞두고 금융권 긴장 고조

반박

금융권, 정부의 과도한 관치 우려

경영 자율성 훼손 및 피로감 호소

주주 권익 논의 미흡, 반시장적 정책 비판

맥락 읽기

이사회 파벌 구조, 셀프연임 구조적 문제 지적

사외이사 권한·책임 강화 목소리 확대

금융회사의 공공재 성격, 당국 개입 명분 존재

향후 전망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 발표 예정

사외이사 단임제·국민연금 의결권 영향력 확대 주목

인적 쇄신 및 이사회 재구성 가능성 커짐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 1·2대 주주 위치에 있는 국민연금의 역할론을 강화하거나 사외이사 단임제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들은 투명한 경영승계절차 구축과 이사회의 독립적 운영에는 공감하면서도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언급 수위가 강해지며 민간기업에 대한 과도한 관치라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 교체 때마다 지배구조 저격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이사회에 대한 지적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사한 내용으로 반복되고 있다. 대주주가 없는 대형 금융지주 회장들이 이사회 내 참호를 구축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한다는 주장이다. 단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길들이기'를 위해 재차 지배구조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고 반박한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임기 초반 단골 소재로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과 승계 과정,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문제 삼았다.

2017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전 금감원장은 합심해 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와 지배구조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종구 전 위원장은 "CEO가 혼자 연임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성한 게 사실이라면 중대한 책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최흥식 전 원장도 "사외이사는 주주를 대변해 경영진에 전달해야지 같이 짝짜꿍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지배구조 수술···당국 '칼질'에 주총 앞둔 금융지주 초긴장 기사의 사진

최 원장의 뒤를 이어 금감원장 자리에 오른 윤석헌 전 금감원장도 '셀프 연임' 등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을 언급했으며 2020년 금융위원장을 맡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도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통해 셀프 연임에 제재장치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실제 원장'으로 불리던 이복현 전 금감원장 시절에는 이 같은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 원장은 당시 회장 연임을 앞두고 있는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비판하며 강하게 압박했고 부회장 제도에 대해서도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 출신인 이찬진 금감원장도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임을 하고 싶은 욕구가 너무 많고 그것이 과도하게 작동되고 있다"고 말하며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비판하며 최 원장의 발언은 더욱 힘을 얻었다.

10년 간 지배구조 땜질에도···"형식적으로만 이행"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도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지배구조법 시행 이후에도 금감원은 금융감독 혁신 과제, 지배구조 모범 관행 등을 발표하며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2023년 12월 금감원이 발표한 모범관행에는 30개 핵심원칙이 담기기도 했다.

당시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준에 비춰 볼 때 미흡하다고 평가했으며 은행들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형식적 준수에 치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모범관행은 ▲사외이사 지원조직 및 체계 ▲CEO 선임 및 경영승계 절차 ▲이사회 구성의 직합적 정합성 및 독립성 확보 ▲이사회 및 사외이사 평가체계 등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담아 만들어졌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은 2024년 7월에는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 신설, 책무구조도 마련 등이 담긴 지배구조법 개정안도 시행했다.

반복되는 지배구조 수술···당국 '칼질'에 주총 앞둔 금융지주 초긴장 기사의 사진

단, 금감원은 지난 14일 8대 은행지주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실시하며 여전히 지배구조 건전성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구조 모범관행' 마련 후 은행 지배구조는 외형적·제도적 측면에서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지만 모범관행 취지를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편법적으로 우회하는 문제가 제기된다는 주장이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특별점검 실시 배경에 대해 "이사회와의 참호구축 등으로 CEO 선임과정에서 이사회의 실질적 검증 기능이 약화돼 잦은 셀프연임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사회 및 각종 위원회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사외이사의 실질적인 견제·감시 기능이 약화됐다"고 밝혔다.

단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길들이기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독립적인 기구로 이사회가 필요한 것인데 현재 주주 이야기는 없고 금융당국 혹은 정부에서 보고 있는 금융에 대한 불편한 시각만 남았다"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이야기하면서도 반시장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사들은 지주 회장들의 경영 능력과 리스크 관리 역량 등을 주장하며 연임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금융당국은 금융회장의 연임에 따른 부당대출, 취업비리 등의 문제점을 더 크게 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이해상충 속에서 최근 지배구조 개선책이 권고 수준에 그치다 보니 개선도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공재 성격 감안해 통제"vs"입맛에 맞는 CEO 위한 압박"


금융당국이 TF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향후 내놓을 제도개선 방안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TF는 사외이사의 독립성·투명성 강화를 위해 3년 단임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사외이사 임기는 최장 6년이다.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추천제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금융지주의 경우 사실상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만큼 금융권에서는 향후 국민연금의 의결권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억원 위원장은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TF에 국민연금이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 사외이사 단임제 등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을 다 열어놓고 검토해 종합적인 방안을 만들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권한이 커진 사외이사가 경영진의 문제점에 대응하지 못했을 경우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경제학과 교수는 "실제로 한국의 금융지주는 여전히 이사회가 파벌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고 판단된다"면서 "이를 해결하려면 사외이사들이 회추위에 들어갈 때 막강한 권한을 주고 그만큼의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은행, 금융지주가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도 "금융사들은 라이센스(허가)를 받고 영업을 하는 만큼 당국의 개입 명분이 존재한다"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관련 규준이 권고 수준이 아니라 제도화돼야 한다.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제한한다던가 연임 시에는 노조나 이해관계자의 동의를 받는 등 조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금융권에서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국의 과도한 규제가 경영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금융지주에서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발표될 TF 결과를 어떠한 방식으로 반영해야 할지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꺼내든 만큼 이사회 재구성에 대한 검토에도 돌입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미 금융을 개혁의 대상으로 봤기 때문에 결과물이 필요할 것이고 결과물이 될 쇄신책에는 반드시 인적 쇄신이 들어갈 것"이라며 "CEO급이 아니더라도 사외이사 등에 대한 변화가 반드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금융권의 긴장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최근에도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이어 책무구주도 도입으로 금융사들이 지배구조 개선에 힘써왔는데 재차 정부가 지배구조 손질에 나서며 피로도 높다"면서 "기업 경영의 연속성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 존재하는데 CEO 선임 및 연임에 과도한 개입이 발생하는 것 같다. 결국 정부 '입맛에 맞는 CEO'를 위한 압박인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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