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CD 흔적 지우는 LG디스플레이···OLED 체질 전환에 '고삐'

산업 전기·전자

LCD 흔적 지우는 LG디스플레이···OLED 체질 전환에 '고삐'

등록 2026.02.10 14:12

고지혜

  기자

중국 난징 차량용 LCD 사업 외주 전환해외 LCD 생산 거점 매각 및 구조조정 가속'흑자'에 더해 OLED 매출 비중 70% 이상 전망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그래픽=홍연택 기자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그래픽=홍연택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무게를 덜어내고 있다. 중국 난징 차량용 LCD 모듈 사업을 외주로 돌린 데 이어 해외 LCD 생산 거점 정리에 나서며 고수익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전략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날 중국 LG디스플레이 난징 법인의 차량용 LCD 모듈 사업을 협력사인 탑런토탈솔루션 난징법인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대금은 4억9150만 위안(약 1041억원)이며, 양도 예정일은 오는 7월 30일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거래를 통해 자체 생산하던 차량용 LCD 모듈 사업을 외주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 일반 디스플레이가 대량 생산을 통해 제조 원가를 낮추는 구조라면, 차량용 LCD는 차종·사양별로 소량 다품종 생산이 이뤄지는 탓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자체 생산을 유지할 경우 고정비와 관리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외주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서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와 같이 남아 있던 LCD 사업의 잔흔을 지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저수익 구조의 LCD 비중을 줄이고 고수익성의 OLED를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재편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는 이에 그동안 파주와 구미를 비롯해 중국 광저우·난징·연태 등에서 LCD 패널과 모듈을 생산해왔지만 해외 생산 거점을 중심으로 정리 작업을 진행하거나 매각을 검토하는 등 구조조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지난해 4월 중국 광저우 대형 LCD 공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해당 공장을 TCL의 자회사 CSOT에 매각하며 대형 LCD 패널 사업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 공장 하나를 정리한 이후 시장 판도는 빠르게 재편됐다.

시장조사업체 룬토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업체 출하 비중은 72.1%에 달한 반면, LG디스플레이와 일본 샤프의 합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0.8% 급감했다.

중국 연태 LCD 공장 역시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에 따르면 연태 법인은 14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며 공장 내 생산 설비도 상당 부분 철수한 상태다. 연태 법인은 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된 LCD 패널을 받아 구동칩·케이스·케이블 등을 조립하던 후공정 거점이었던 만큼, 패널 생산 중단과 함께 역할 축소는 불가피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LCD 사업장을 하나둘씩 정리하는 대신 LG디스플레이는 베트남 하이퐁 법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이퐁 법인은 TV·IT·차량용 OLED를 아우르는 주요 OLED 디스플레이의 생산·조립·가공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곳을 중심으로 OLED 밸류체인을 재편해 2028년까지 하이퐁을 아시아 최대 OLED 모듈 생산 클러스터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도 파주 LCD 일반산업단지에 지난해 6월부터 약 7000억원을 투입해 OLED 신기술과 인프라 준비에 나섰고, 경북 구미공장에서는 과거 소형 LCD를 생산하던 부지를 매각하며 LCD 관련 자산을 정리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량용 LCD는 외주화하는 것이 전사 운영 측면에서 더 유연하다는 판단 하에 진행했다"며 "연태 법인 매각은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CD 사업 정리가 본격화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환 속도가 한층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에서도 안정 궤도에 진입한 만큼 OLED 중심 전략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 61%였던 OLED 매출 비중이 올해는 7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OLED 비중은 2020년 32%에서 2022년 40%, 2024년 55%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핵심 제품군인 대형 OLED의 경우 올해 2분기부터 W(화이트)-OLED 라인의 감가상각이 마무리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2026년 북중미 월드컵과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도 출하량 확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모바일 패널 부문에서는 애플이 올해 폴더블 모델을 추가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고급형 OLED 패널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쟁사의 생산 차질로 모바일용 POLED 패널 점유율 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 확대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