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삼양바이오팜 김경진號, 'RNA·DDS 플랫폼' 드라이브

ICT·바이오 제약·바이오

삼양바이오팜 김경진號, 'RNA·DDS 플랫폼' 드라이브

등록 2026.02.24 07:08

이병현

  기자

김경진 대표 체제, 신약·플랫폼 성장 본격화 준비메자닌 발행 한도로 전략적 투자 선택지 늘려

삼양바이오팜 김경진號, 'RNA·DDS 플랫폼' 드라이브 기사의 사진

삼양바이오팜이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의 빗장을 푼다. 김경진 대표 체제에서 'RNA·약물전달(DDS)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공언한 만큼, 선제적으로 실탄을 확보해 신약 개발과 파이프라인 확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바이오팜은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내고 정관 일부 개정안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메자닌(전환형) 사채 발행 한도의 대폭 상향이다. 회사는 이번 주총을 통해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를 기존 4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2.5배 늘릴 계획이다. 또 이사 보수총액 한도 역시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두 배 상향하는 안건을 함께 올렸다.

업계에서는 삼양바이오팜의 이번 조달 한도 확대가 유전자치료제 약물전달 플랫폼인 'SENS(Selectivity Enabling NanoShell)' 기술 고도화와 직결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RNA 플랫폼을 둘러싼 기술이전(L/I)과 인수합병(M&A)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독자적인 전달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몸값이 뛰고 있다. 삼양바이오팜 역시 SENS 플랫폼을 적용한 특발성 폐섬유증(IPF) mRNA 치료제 후보물질이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과제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검증받은 상태다. 늘어난 조달 한도를 바탕으로 전임상·임상 진입을 앞당기고, 외부 기술 도입 등 공격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행보는 독립 상장 직후 확인된 준수한 재무 체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삼양바이오팜의 자산은 3342억원, 부채는 104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5% 수준에 불과하다. 분할 직후인 작년 11~12월 두 달 동안에만 매출 285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냈을 정도로 기존 봉합사 등 의료기기와 항암제 사업의 현금창출력이 탄탄하다.

시장에서도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추세다. 삼양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분할 이후 'RNA·DDS 플랫폼 기업'으로 재분류 기대가 확산되며 주가가 우상향했고, 지난 12일 장중 한때 12만5000원을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급등 과정에서 거래소가 투자경고종목 지정예고를 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RNA 플랫폼을 둘러싼 빅파마의 M&A·기술도입 경쟁이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국내에서도 RNA·전달 기술 보유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분위기가 강화됐다는 진단도 나온다. 빅파마가 쓸어담는 건 RNA 신약 후보물질 자체라기보다 반복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과 전달(Delivery) 기술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노바티스가 지난해 어비디티(Avidity)를 약 12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배경도, 근육 조직까지 RNA를 보내는 차별적 전달 플랫폼을 확보해 희귀 신경·근육 질환 파이프라인을 한 번에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읽힌다. 이런 환경에서 삼양바이오팜이 메자닌 한도를 상향해 적극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재원 통로를 넓혔다는 점에 이목이 쏠린 셈이다.

다만 단기 변수도 있다. 연내 시행이 거론된 약가제도 개편이다. 최근 건정심 소위 안건 제외 등으로 속도 조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제약 업계에서 향후 심의·재상정 여부를 주시하는 상태다.

삼양바이오팜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봉합사 등 의료기기로 구성돼 약가 인하의 직접 영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으나, 항암제 중심 의약품 매출 내 제네릭 비중이 실제 충격을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 변수와 무관하게 결국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핵심은 ▲SENS 기반 파이프라인 전임상·임상 진입 속도 ▲RNA 영역에서의 구체적 도입·제휴 성과 ▲CDMO·항암제 사업의 현금창출 안정성이라는 진단이다.

김경진 대표는 삼양홀딩스 공동대표로 의약바이오 사업을 이끌다 분할 이후 삼양바이오팜을 전담하는 수장으로 전면에 섰다. 봉합사 중심 의료기기, 항암제 중심 의약품, 신약개발의 3축을 내세워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으로, 독립 법인으로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주총은 '김경진號'의 전략이 드러날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조달 한도 확대가 곧바로 발행으로 이어질지, 이어진다면 파이프라인·기술도입·설비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둘지, 그리고 RNA·DDS 기대를 실적으로 연결할 구체적 로드맵이 제시될지가 관건이다.

삼양바이오팜 관계자는 "SENS는 siRNA(짧은 간섭 리보핵산), mRNA(메신저 리보핵산) 등 차세대 RNA(리보핵산) 기반 치료제를 간, 폐, 비장 등 특정 조직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라면서 "삼양바이오팜은 기존 치료제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유전자전달체 'SENS'를 활용해 투약 안전성과 치료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