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주주우대 정책 부상정부 정책, 기업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 필수

최근 오리온과 삼양식품 등 주요 식품 상장사들은 배당성향을 크게 높이고 있다. 오리온은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40% 상향했고 삼양식품 역시 2021년부터 꾸준히 배당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이러한 주주 가치 제고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배당 확대로 인한 현금 유출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더 큰 문제는 배당 확대의 수혜자가 누구냐는 점이다. 국내 상장사들의 특성상 대주주 및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경우가 많다. 배당 총액이 커질수록 일반 소액주주보다 지배주주 일가에게 들어가는 현금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구조다. 주주 환원이라는 명분이 지배주주의 이익 독점으로 비칠 수 있는 이유다. 실제 일부 지주사의 경우 높은 배당성향이 오히려 대주주의 현금 확보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등장한 차등배당 기업들은 진정한 의미의 밸류업 방향성을 제시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배당 공시를 낸 498개 상장사 중 차등배당을 결정한 곳은 단 8곳(1.6%)에 불과하다. 이들 8곳은 대주주가 배당을 포기하거나 일반 주주보다 적게 받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최대주주가 배당을 아예 받지 않거나 차등배당을 이어오면서 소액주주를 우대하는 사례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차등배당은 지배주주가 권리를 일부 양보함으로써 주주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주주 친화 정책이다. 기업의 투자 재원을 과도하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주주 환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배당 총액이라는 양적 확대에 치우친 현행 주주 환원 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의 자발적인 지배구조 개선 의지가 없는 밸류업은 한계가 명확하다. 지배주주가 배당을 독식하지 않고 성장의 결실을 공정하게 분배한다는 시장의 신뢰가 쌓여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도 가능하다.
밸류업의 본질은 배당 규모가 아니라 분배의 방식에 있다. 단순히 배당금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시장의 높아진 요구치를 충족하기 어렵다. 이제는 지배주주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소액주주를 배려하는 차등배당 문화가 확산되어야 배당 확대는 진정한 주주 가치 제고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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